대검 "'법원에 판단 맡긴다'는 '적의 처리' 자제"…전국 청에 지시

백주아 기자I 2026.02.10 15:44:45

과거사 재심 이후 형사 보상 관련 표현
대검 "''무책임…법원에 책임 떠넘긴다'' 지적 고려"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검찰이 재판에서 의견을 개진할 때 법원에 판단을 맡긴다는 뜻의 ‘적의(適宜) 처리’를 기재하는 관행을 자제하라는 대검찰청 지시가 나왔다.

10일 대검에 따르면 대검 공판1과는 지난달 30일 전국 검찰청에 “법원에서 검사에게 의견을 요청하는 경우 적의 처리 기재를 지양하고 사안별 실체나 절차에 관해 검사의 의견을 구체적으로 기재해 법원에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최근 과거사 재심 사건에서 잇따라 무죄가 선고되는 데 대해 검찰이 형사보상금 청구 의견으로 적의 처리를 제시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1월 서울고검 한 검사는 ‘통일혁명당 재건위원회 사건’에서 무죄가 선고된 고 김태열씨의 형사보상 청구의견을 묻는 서울고법에 “적의처리함이 상당하다고 생각한다”는 답변을 보냈다.

앞서 서울고법은 지난해 8월 김씨의 국가보안법·반공법 위반 혐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이 상고하지 않아 무죄는 확정됐다. 김씨가 사형 선고를 받아 1982년 처형되고 43년 만이다. 앞서 통혁당 재건위 사건과 관련된 다른 재심 사건에서 대법원은 “불법수사에 따른 자백의 증거능력이 없다”는 선고를 여러 차례 내렸는데 검찰은 이번 재판에서 김씨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하기도 했다. 검사는 김씨의 무죄 선고 이후 유족이 신청해 진행된 형사보상 절차에선 정작 ‘적의처리’ 의견을 냈고 유족 측은 검찰 구형과 상반되는 답변이라며 “무책임하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검찰의 잘못된 기소로 무고한 피해자가 발생했는데도 형사보상금에 대해 법원에 판단을 맡겨 책임을 회피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대검 관계자는 “일반 국민 입장에서 적의 처리의 의미와 취지를 쉽게 이해하기 어렵고, 검찰이 의견 제시를 회피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며 “적의 처리를 자제하고 적극적으로 검사의 의견을 표현하라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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