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에어포트, 급유시설 위탁관리 포기…허리띠 졸라매기 나서

송승현 기자I 2020.08.31 17:14:31

2012년부터 인천공항 급유시설 위탁 관리…9년만 철수 예정
코로나19로 매출 빠졌지만, 고정 임대료 `부담`
사천공항 지상조업 포기…생존 위한 몸부림 본격화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은 지난 9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에 부닥친 지상조업사들 가운데 업계 2위 아시아나에어포트가 인천국제공항 급유시설 위탁관리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코로나19 관련 경영 적자가 쌓이자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 것이다.

3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에어포트는 인천공항공사에 급유시설 운영·관리 위탁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인천공항공사와 아시아나에어포트의 계약은 오는 9월 30일 종료될 예정이다.

아시아나에어포트는 지난 2012년부터 인천공항 급유시설을 위탁 운영·관리해왔다. 급유시설은 각 정유사의 저유소에서 항공유를 가져와 저장한 뒤 항공기에 보급하는 시설이다.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항공기 대부분은 이 급유시설을 통해 항공유를 공급받는다.

인천공항 급유시설 사업은 그간 안정적인 수입원으로 꼽혀왔다. 인천국제공항이 지난해 4단계 건설사업을 발표하는 등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어 인천공항을 출발하는 항공기가 꾸준히 늘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실제 인천공항 급유시설 운영권을 매각할 당시 아시아나에어포트를 포함해 11개 업체가 관심을 보였고, 최종 입찰도 3개 업체가 경쟁한 바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번지면서 국제선이 셧다운 되자 상황이 변했다. 아시아나에어포트는 보통 갤런 당 일정한 사용료를 징수해 운영하고 있다. 쉽게 말해 급유량이 늘면 매출이 늘고, 줄면 줄어드는 구조다. 아시아나에어포트는 인천공항공사에 매출액과 관계없이 매달 30억원에 육박하는 고정된 임대료를 납부해야 한다.

문제는 국제선 셧다운으로 항공유 급유량이 급격히 줄었다는 점이다. 지난 7월 기준 인천공항 급유시설은 174만 갤러의 항공유를 급유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70% 감소한 것으로 인천공항 개항 이후 최저 수치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에어포트 측은 임대료를 매출액 대비로 바꿔줄 것을 요청했지만, 3~8월 50% 감면하는 수준으로 낮추는 것에 그쳤다.

적자가 점점 쌓이자 아시아나에어포트도 급유시설을 포기하고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회사 관계자는 “천재지변과도 같은 상황임에도 수십억의 고정된 임대료를 납부하고 있어 회사 경영의 오히려 도움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인천국제공항에 어려움을 호소하며 매출 연동 임대료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불가피하게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아시아나에어포트는 경상남도 사천공항에서 진행하던 지상조업을 지난 1일 자로 모두 철수했다. 사천공항 내 지상조업은 아시아나에어포트가 유일하게 진행해왔기 때문에 독점적으로 이뤄져 왔지만, 회사는 코로나19로 인해 유지보다는 철수가 득이 된다는 판단을 내렸다.

지상조업사들은 코로나19로 경영 적자가 점점 쌓이자 저마다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한국공항(005430), 아시아나에어포트 등 매출 상위 5개 지상조업사의 2분기 영업손실은 총 280억원으로 모두 적자로 돌아선 상태다.

이에 따라 여객 관련 인원은 최소한으로 남기고 모두 유급휴직으로 전환하며 버티고 있다. 지상조업 관계자는 “고용지원금 연장과 각종 시설료 면제 등으로 연말까지 버틸 수 있는 여력이 됐다”며 “이번 연말까지는 유급휴직을 통해 최대한 허리띠를 졸라메고 있지만, 내년에는 어찌할 방도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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