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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4대 금융의 자산건전성 악화는 기업대출 부문에서 두드러진다. 주력 계열사인 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올해 3분기 평균 0.4%로 지난해보다 0.07%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 연체율은 평균 0.28%로 0.02%포인트 상승에 그쳐 기업대출이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악화했다. 추가적인 건전성 악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올 3분기 기준 4대 금융의 요주의여신은 18조 3490억원으로 우리금융지주 출범으로 합산이 시작된 지난 2019년 1분기 이후 최대 규모를 나타냈다. 금융권은 취약 차주의 상환능력 약화와 함께 국내외 상업용 부동산시장 침체, 건설사와 시행사의 기업회생 신청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4대 금융그룹의 대손충당적립 규모도 올 3분기 누적 기준 5조 6296억원을 기록해 합산 통계를 시작한 2019년 이후 최대 규모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상·매각 규모도 4조 6461억원으로 2018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부실 감당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4대 금융지주의 단순평균 NPL커버리지비율은 123.1%로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작년 3분기 말(141.6%)과 비교해 1년 사이 18.5%포인트나 급락했다.
이런 주요 금융지주의 건전성 지표 악화는 각 금융지주가 대규모 충당금을 쌓는 등 건전성 관리를 강화했음에도 악화했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금융권은 기업대출 연체율 상승의 배경으로 경기 정체와 실물경제 회복 지연을 지목한다. 성장률 둔화가 장기화하면서 자금 여력이 취약한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이 먼저 타격을 받았다는 의미다. 실제로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 신고 사업자 수는 100만 8282명으로 사상 처음 100만명을 돌파했다.
이처럼 대손비용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금융권 안팎에서는 기업대출에 대한 위험가중치(RW) 완화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선제로 위험가중치를 완화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하방 압력을 받아 기업대출 공급 여력 자체가 위축될 수 있어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비상장기업 주식이나 벤처펀드에 투자하면 400% 수준의 RW를 적용한다”며 “정부가 중소·중견기업 투자 확대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려면 단순한 위험가중치 인하를 넘어 지속 가능한 인센티브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며 “이미 부실이 누적된 업종이나 자영업자 대출은 기존 RW를 유지하되 정부 보증이나 손실 분담 장치,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