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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불응에 대한 경제적 제재 강화”
주 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위 국정감사에서 쿠팡의 현장조사 거부에 대한 질의에 “공정위가 집행하는 대부분의 법률은 경제적 약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최소한의 최후의 보루”라며 “공정위가 집행하는 법률의 가장 첫 출발점이 조사 권한”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더 절차적 공정성을 강화하겠지만 이러한 절차적 조사 권한에 대한 집행정지 처분 신청과 그것이 받아들여지게 된다면 공정거래법 관련법 집행이 불가능해지는 것”이라며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해 얻는 법익이 무엇인지 불명확하지만, 인용함으로써 발생하는 공익의 심대한 악영향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했다.
쿠팡은 지난 8월 공정위의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의혹 관련 현장조사에 사전 서면통지가 없었다는 이유로 불응하고 법적 대응에 나섰다. 서울고법은 지난달 23일 쿠팡의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지만, 쿠팡은 이에 불복해 재항고했다. 공정위는 조사 거부와 관련해 최대 1억원의 과태료 부과 절차에도 착수한 상태다.
이날 국감에서는 여야 의원들도 쿠팡의 조사 거부를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쿠팡의 조사 거부가 다른 유통업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며 정무위 차원의 결의문이나 여야 공동 논평을 제안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 역시 “미국 증시 상장이 우리의 법과 제도를 무시하는 특혜 면허가 돼서는 안 된다”며 여야 공동 대응에 힘을 실었다.
유동수 정무위원장도 공정위 조사의 법적·절차적 정당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관련 입법 검토와 여야 간사 간 협의를 주문했다.
주 위원장은 이날 인사말에서도 조사권 강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조사의 실효성과 절차적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조사 불응에 대한 경제적 제재를 강화하고 조사절차의 투명성을 제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온라인 플랫폼 시장의 불공정거래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입법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공정위는 오픈마켓과 배달앱, 숙박앱 등 분쟁이 잦은 분야의 거래 실태를 점검하고, 배달앱과 앱마켓 등 디지털 시장의 독과점 남용행위에도 엄정 대응할 계획이다.
“편의점 벤더 거래 법 위반 여부 살펴볼 것”
편의점 납품 과정에서 불필요한 중간 유통업체를 끼워 넣어 유통마진을 발생시켰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한민수 민주당 의원은 GS리테일의 일부 납품 거래에서 제조사가 직접 상품을 공급할 수 있는데도 특정 벤더를 거치도록 한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GS리테일 근무 이력이 있는 인물이 대표로 있는 벤더업체가 다른 대형 벤더로부터 상품을 넘겨받아 십 수개의 품목을 공급하는 사례를 제시했다.
주 위원장은 이에 “벤더를 이용해서 불이익을 강요했는지 파악해 봐야 할 것 같다”며 “만약 그랬다면 법 위반 소지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편의점 본부와 벤더 간 계열관계나 동일인 친족의 지분 보유 여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가격 비교 부분을 봤을 때 상당히 이상거래일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했다.
대기업집단의 계열사 간 상표권 사용료 거래에 대한 조사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상표권 사용료가 어느 수준을 넘어야 과도한 것으로 판단되는지 명확한 기준도 없이 공정위가 현장조사에 나선 점을 지적했다. 현재 공정위는 한화와 CJ 등 대기업집단의 계열사 간 상표권 거래 적정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주 위원장은 상표권 사용료와 관련해 “정해진 기준이 없다”면서도 “과도한 사용료 책정 과정에서 강요나 부당한 개입이 있었는지를 중심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표권의 기본적인 가이드라인 제시는 현재 공정위에서 진행 중”이라며 “법 집행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원칙”이라고 했다.
“재벌, 착취적 대한민국 만드는 적”
주 위원장의 과거 재벌·대기업집단에 대한 인식도 도마에 올랐다.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은 주 위원장이 교수 시절 재벌과 대기업집단을 ‘착취적 대한민국을 만드는 적’이라고 표현한 사실을 거론하며 공정위원장으로서 균형 잡힌 직무 수행이 가능한지 따져 물었다.
이에 주 위원장은 “표현이 수사적이고 과도한 측면이 있지만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반기업·반시장적이라는 지적에는 “전혀 그렇지 않다”며 “시장경제의 주인공은 기업과 경영자이고, 공정위나 금융위 같은 정부 기관은 심판”이라고 선을 그었다.
주 위원장은 국내 기업의 의사결정 구조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려면 경영자들이 전문성을 가지고 소신을 가지고 개척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대한민국 기업 중에 몇이나 그런 결정을 할 수 있냐”며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유 위원장이 공정위원장이 사기업의 의사결정이나 지배구조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제지하자 주 위원장은 “죄송하다”고 답했다.
한편 공정위는 고질적인 담합을 근절하기 위해 반복 담합 기업에 대한 등록취소·영업정지 제도 도입과 담합 처분시효 연장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과징금 등 경제적 제재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는 한편, 전속고발제 개편과 지방정부의 조사·처분권 확대 등 집행체계 개선도 추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