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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러시아산 디젤 제재 완화를 제안하고 우크라이나 지도자 교체를 공개 요구했다. 러시아 경제에 타격을 준 우크라이나의 정유시설 공격도 멈추라고 압박했다.
하지만 크렘린궁은 디젤 거래 발표 몇 분 만에 지금은 우크라이나와 협상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지난달 러시아 총선 기간 우크라이나의 공격에 여전히 분노하고 있다는 이유다. 다음날 러시아는 자포리자를 공습해 어린이 4명을 포함해 22명을 숨지게 했다. 방공 미사일이 바닥난 우크라이나에 공습은 거의 매일 이어지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전력·수도 시설을 무너뜨리겠다며 확전도 예고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에너지 시설 공격을 멈추면 정유시설 공격도 중단하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1일 발표한 ‘에너지 휴전’은 양국의 정유시설 공격 중단만을 뜻했다고 NYT는 전했다. 우크라이나의 주요 정유시설은 한 곳뿐인 데다 2022년 이후 사실상 멈춰 있다. 우크라이나 측은 서방이 수년간 러시아의 전쟁 자금줄을 죄어온 노력을 무너뜨린 배신으로 받아들였다. 경제학자들은 디젤 거래 물량이 가격을 끌어내리기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알렉산더 가부예프 카네기 러시아·유라시아센터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세계관에선 이란과의 전쟁이 디젤 위기와 무관하고, 자신이 호감을 가진 푸틴과의 마법 같은 해법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이란전 덕에 기사회생한 러시아
올해 초만 해도 푸틴 대통령은 궁지에 몰려 있었다. 전쟁 비용은 급증하는데 전선은 교착 상태였고, 유가는 배럴당 60달러(약 8만원) 안팎에 머물렀다. 반전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 전쟁을 시작하면서 찾아왔다.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약 13만원)를 넘어섰고, 미국과 걸프 동맹국들이 방공 미사일을 대거 소진하면서 우크라이나로 갈 물량은 말랐다.
우크라이나는 정유시설 공격으로 맞섰다. 러시아 곳곳의 주유소에 줄이 늘어섰고, 러시아는 디젤 수출을 중단했다. 올해 1~3분기 러시아의 석유·가스 세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줄었다. NYT는 디젤 거래로 러시아에 수십억달러(수조원)가 흘러들 수 있고, 정유시설 공격이 장기간 멈추면 규모는 훨씬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푸틴 대통령이 얻은 것은 디젤 거래만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주요20개국(G20) 행사에 러시아 장관들을 맞았고, 오는 12월 마이애미 G20 정상회의에 푸틴 대통령을 초청할 계획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평화협정을 끌어내기 위한 유인책이라며 크렘린궁과의 사업 거래도 협상하고 있다.
“끝까지 버티면 이긴다”…혹독한 겨울 예고
러시아는 더 많은 것을 원한다. 지난해 3월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백악관 설전, 미국의 무기·정보 지원 중단은 러시아의 기대를 키웠다. 미국이 지원을 끊고 우크라이나를 굴복시킬 것이란 기대였다. 하지만 정보 공유는 재개됐고, 유럽이 미국산 무기를 사서 우크라이나에 넘기는 방식도 마련됐다.
크렘린궁에 자문하는 러시아 정치학자 표도르 루키야노프는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그러고 싶더라도” 군사 지원을 완전히 끊을 가능성은 낮다고 썼다. 그런 조치는 의회의 강경 대응을 부를 수도 있다. 미 상원은 최근 거부권을 무력화할 수 있는 표차로 대러 제재법안을 통과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산 디젤을 수입하려면 이 법의 적용을 면제해야 한다.
한나 노테 제임스마틴 비확산연구센터 연구원은 “푸틴 대통령의 의도는 우크라이나인들에게 정말 혹독한 겨울을 안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이 결국 국내 문제로 지원을 줄일 것으로 보고 버티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내년 프랑스 대선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을 주장해 온 마린 르펜이 집권할 수 있고,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도 극우 정당의 압박을 받고 있다. 영국·프랑스는 막대한 정부 부채에 짓눌려 있다.
샘 차랍 랜드연구소 연구원은 “크렘린궁 입장에선 미래가 자신들의 조건에 가까운 종전에 더 유리해 보인다”며 “이 낙관론을 꺾어야 계산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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