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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산림청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산불진화 인력은 1만143명이다. 세부적으로는 공중진화대 104명, 공무직 산불재난특수진화대는 366명, 기간제 산불재난특수진화대는 69명이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채용하는 산불전문예방진화대는 9604명이다. 특히 산불전문예방진화대는 산불 진화인력의 94.7%에 해당하지만 60세 이상의 고령층이 6696명으로 가장 많다.
김성용 국립경국대 산림과학과 교수는 “이번 산불 사태의 첫 번째 문제점은 가용자원이 부족하다는 점”이라며 “또 기후변화 상황을 준비 못했다. 통상적인 준비를 하다가 이례적인 산불이 오다보니 전혀 대응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산림청에 산불재난특수진화대원들, 공중진화대원은 공무원으로, 이들은 전문성이 뛰어나고 젊은 분들이 상당히 있는데 문제는 지자체가 관리하는 산불전문진화대”라며 “처우도 열악해 젊은이들이 없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지자체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국가에서 산불전문진화대원들을 더 뽑고 직접 관리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인력, 예산이 부족한 부분 예전부터 주장했는데 이번을 계기로 바뀌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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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산림은 공공재 성격이 강해서 대학에서 관련 학과를 유지해줘야 하는데 경제성 논리에 의해 학과를 통폐합한다”며 “그러니 전문가를 배출하기 어렵고 재난재해가 발생하면 전문가가 없다고 한다. 교육시스템을 빨리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기연 한국산불학회장은 “봄철 바람의 영향으로 산불이 확산됐지만 그럼에도 현장대책본부에서는 진화율을 높여야 했고 감시체제랑 불끄는 작업을 게을리하면 안됐다”면서 “90%까지 갔던 진화율이 50%대로 내려온 건 문제가 있다. 밤이라도 불을 꺼야했는데 불이 번지는 중계방송만 하는 꼴이 됐다”고 일갈했다.
그는 “진화대원들이 60대라고 해서 고령화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문제는 그분들이 제대로 된 장비를 가지고 훈련을 했고 그런 분이 채용이 됐는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이어 “지금 단계에서는 기술의 도움도 얻어야 한다”면서 “사람 눈으로 감시하기보다 무인기를 띄우고 산불이 자주 발생하는 시기에는 항공기도 도입해 산불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피 대응도 부실…제대로 된 훈련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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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진화를 돕는 소방청 소속 119산불특수대응단을 확대하는 안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소방청에 따르면 경북 119산불특수대응단은 현재 62명으로 구성돼 있다. 강원도를 책임지는 환동해특수대응단은 55명이다.
김성용 교수는 “화재는 갖춰진 공간이 타는 거고 산불은 훑고 지나가는 만큼 소방청도 산불을 진화하려면 교육을 통해 산불의 특성을 알아야 한다”면서 “소방에서 산불대응단이 확대되면 좋을 것이다. 전반적인 인프라 확충 차원에서 산림청과 소방청이 서로 협력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 교수도 “산불은 산림청에서 주로 관리하고 소방청은 민가를 관리하는 등 관리 대상이 다르다”면서도 “서로 인력을 교환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등 소방청과 산림청이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해야 한다”고 밝혔다. 고 학회장도 “재난 관련 법들이 자치단체장을 중심으로 하도록 돼 있다”며 “옆에서 도와주는 산림청, 소방청 인력들을 늘리면 시장·군수가 인력자원을 배치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대형 소방헬기 도입과 지상진압 인프라 확대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부 교수는 “현재 산림청에서 50여대, 소방청 30여대, 지자체에서 70~80대 헬기를 보유 중이며 이는 적은 수가 아니다”라며 “다만 대형산불의 경우 작은 물바가지를 여러대 뿌리는 것보다 한 번에 큰 걸로 진압하는 게 효과가 큰 만큼 헬기 교체때 1만 리터를 담을 수 있는 대형 헬기를 바꿔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방의 진압장비 경우 정상적인 도로나, 접근성이 용이한 곳에서는 사용이 가능하지만 산처럼 험지라던지 길이 없는 곳에서는 쓸 수 없다”며 “지상 진압을 위한 장비를 보급하거나 개발하고 접근성 확보 차원에서 꼭 필요한 거점에 인도를 마련할 필요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