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 "VC·PE 넘어 정책금융까지"…K뷰티 키우는 돈이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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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지 기자I 2026.01.05 18:50:05

정샘물뷰티, 한국수출입은행서 125억 투자 유치
K뷰티 성장 경로 확대…IPO 넘어 해외 확장까지
돈도 달라졌지만 PEF 투자 전략에도 변화

[이데일리 마켓in 김연지 기자] 어느 산업이든 성장의 초입과 확장의 국면은 다르다. 화장품 산업도 예외는 아니다. 한때는 제품력과 트렌드만으로도 성장이 가능했지만,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삼는 순간부터 요구되는 조건이 달라진다. 해외 유통망 구축과 현지 마케팅, 생산 인프라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단계에 접어들면서다.

이 과정에서 K뷰티를 둘러싼 자본의 역할과 구성도 달라지고 있다. 인디 브랜드와 온라인 유통을 중심으로 확장하던 시기에도 벤처캐피탈(VC)과 사모펀드(PE)의 투자는 이어져 왔다. 다만 최근 들어서는 글로벌 확장을 전제로 한 장기 자본과 정책금융까지 논의 범위가 넓어지는 모습이다.

정샘물뷰티는 최근 한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며 글로벌 진출 발판을 만들었다.(사진=구글 이미지 갈무리)




정책금융도 K뷰티 투자 합류

5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정샘물뷰티는 최근 한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125억원을 투자받으며 해외 사업 확대를 위한 재원을 마련했다. 수출입은행이 앵커 투자자로 참여한 500억원 규모의 펀드를 통해 정샘물뷰티가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인수하는 구조다. 정책금융기관이 단순 대출이나 보증을 넘어 직접 투자에 나섰다는 점에서 K뷰티 스타트업 및 기업을 바라보는 정책금융의 접근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투자의 핵심은 자금이 투입되는 방식에 있다. 최근 K-뷰티 업종에서 이뤄진 사모펀드 투자가 기존 주주 지분을 매입하는 구주 인수 형태였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신주 인수를 통해 자금이 회사로 직접 유입된다. 조달된 자금이 기존 주주의 회수보다는 해외 신규 매장 출점과 북미 현지 법인 설립 등 사업 확장에 사용된다는 점에서 정책금융이 강조해온 생산적 금융의 취지에 부합한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그동안 K뷰티 기업의 성장 경로는 비교적 명확했다. 인디 브랜드로 출발해 매출을 키운 뒤 VC 및 PE 투자를 거쳐 기업공개(IPO) 또는 대기업에 매각되는 방식이 통상적이었다. 실제 다수의 화장품 브랜드들이 이 같은 경로를 통해 자본시장의 문을 두드려왔다.

최근에는 이 경로가 IPO나 M&A에서 끝나지 않고 그 다음 단계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상장 이후에도 해외 시장으로 보폭을 넓히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글로벌 확장은 선택이 아닌 필수 전략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대표적인 예제로는 지난해 상장한 프리미엄 스킨케어 브랜드 달바글로벌과 메디큐브를 앞세워 글로벌 확장에 성공한 뒤 2023년 증시에 입성한 APR 등이 꼽힌다. 이들 브랜드는 현재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온라인 채널 입점과 현지 마케팅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PEF가 키우는 K뷰티…글로벌 확장에 실탄 쏟는다

K뷰티를 향한 자본은 종류뿐 아니라 역할에서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특히 사모펀드가 보유한 K뷰티 포트폴리오에서 그 흐름이 뚜렷하다. 단순한 재무 개선을 넘어, 해외 시장을 전제로 한 사업 확장에 자금이 집중되고 있다.

사실 K뷰티는 한동안 사모펀드 업계에서 선뜻 손이 가지 않는 영역이었다. 중국의 사드(THAAD) 사태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해외 수요가 급감했고, 변동성이 크다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이다. 일부 운용사들 사이에서는 K뷰티는 쳐다보지도 않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투자 회피 대상이 되기도 했다. 실제 일부 사모펀드발 K뷰티 거래에선 성장보다는 비용 절감과 조직 슬림화 등 구조조정이 중심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최근에는 이런 기조가 뚜렷하게 바뀌고 있다. 글로벌 유통 채널 다변화와 온라인 판매 확대가 본격화되면서 사모펀드 자금이 구조조정이 아닌 해외 확장을 겨냥해 투입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IMM 프라이빗에쿼티가 투자한 에이블씨엔씨는 구조조정과 사업 재편을 거친 뒤 해외 시장 중심의 재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회사는 국내 직영점과 면세점을 정리하는 대신 수출과 해외 온라인 채널을 성장축으로 삼아 옴니채널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해외 매출 비중을 기존 63%에서 2026년 75%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오션프론트파트너스가 인수한 K뷰티 브랜드 토코보 역시 사모펀드 자본을 발판으로 글로벌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토코보는 미국과 일본을 넘어 멕시코·칠레 등 남미 주요국의 현지 헬스앤뷰티(H&B) 스토어에 입점해 자외선 차단 제품 부문 판매 상위를 유지하고 있다. 토코보는 오션프론트파트너스의 진두지휘 아래 해외 채널 확대를 중심으로 한 추가 성장 전략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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