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정원 갈등으로 환자만 피해봐"…환자 권리 보장법 제정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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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치영 기자I 2026.03.10 14:44:39

국회 복지위, ''환자기본법안 제정'' 공청회
시민단체가 환자입장 대변…법적 기반 마련 필요
정책 참여 확대…피해구제 강화해야
의료계 "기존법에 이미 환자 권리 명시"

[이데일리 안치영 기자] 의대 정원 확대 갈등으로 촉발된 의료 공백 사태를 계기로 환자 중심의 보건의료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치권은 이같은 환자 및 환자보호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관련 제도 신설을 검토할 예정이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자기본법안 제정과 환자안전법 개정안' 공청회에서 진술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1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환자기본법안 제정과 환자안전법 개정안’ 공청회에서 “국내 환자의 투병과 권리 증진을 위한 단독 법률이 없다”며 “환자를 보건의료의 주체로 인정하는 법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환자기본법은 환자를 보건의료 정책의 주요 주체로 규정하고 환자 권리 보장, 환자단체의 정책 참여 확대, 환자정책위원회 설치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환자안전법 개정안은 환자안전사고 등에 대한 피해구제와 권리 강화 방안을 포함했다.

안 대표는 환자 권리가 침해된 대표적 사례로 윤석열 정부 당시 의정 갈등을 들었다. 그는 “의대 정원 증원 문제로 시작한 의정갈등을 의료진의 집단 사직으로 비화해 1년 7개월 동안 의료 공백이 발생했다”며 “결국 의정갈등으로 중증·희귀질환 환자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들이 병원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환자단체끼리 정보를 교환하며 버텨야 했다”며 “정부도 의료계도 환자의 투병을 끊는 역할을 했다는 것이 환자들의 평가”라고 덧붙였다.

안 대표는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근본 원인으로 환자 중심 정책 체계 부재를 지적했다. 그는 “장애인·여성·청년 등은 각각 정책 기본계획이 있지만 환자 정책 종합계획은 없다”며 “실태조사나 연구사업, 정책위원회도 법적 근거가 없어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환자단체의 제도적 지위도 취약해 시민단체가 환자단체를 대신 대변하고 있다. 안 대표의 설명에 의하면 현재 국내에는 약 570개 질환과 관련된 900여개의 환자단체가 존재하지만 대부분 온라인 커뮤니티 수준이다. 그는 “복지부에 등록된 환자단체는 5개에 불과하고 서울시 등록 단체도 19개 정도”라며 “정부 법정위원회에 참여할 때도 환자단체 몫이 아니라 시민단체 몫으로 들어가고 있다”고 했다.

그는 환자기본법을 제정하면 환자 중심의 국가 정책 체계가 처음으로 만들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법 제정을 통해 환자 권리를 명문화하고 환자 정책 종합계획과 실태조사, 환자 정책위원회 설치 등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법안에는 12개의 환자 권리를 규정했을 뿐만 아니라 중앙·지방정부가 이를 실현토록 하는 근거 조항도 포함했다”며 “환자기본법을 제정하면 환자들이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권리 보장을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이 마련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환자 안전 제도와 관련해서는 사고 원인을 조사하는 독립적인 기구 설치 필요성도 강조했다. 안 대표는 “환자 안전 사고의 핵심은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라며 “조사 과정에서 의료진의 설명이나 사과가 재판에서 불리하게 사용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제도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환자 안전 기금을 통해 의료진 단순 과실까지 국가가 보상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안 대표는 “재원이 건강보험과 세금인 만큼 단순 과실까지 국가가 보상하는 것이 적절한지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의료계는 환자 권리 강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환자 기본법 제정에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승수 대한의사협회 총무이사는 “이미 보건의료기본법 등 기존 법률에 환자의 건강권과 알 권리, 자기결정권 등을 규정하고 있다”며 “별도의 기본법을 만들 경우 법 체계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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