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인당 국민소득 대만·일본에 밀려…“환율이 4만달러 진입 결정”(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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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윤 기자I 2026.03.10 14:44:35

1인당 GNI 3만 6855달러…고환율에 3년째 정체
대만 반도체 호황 수혜·일본 기준년 개편에 추월
지난해 경제 연간 1.0%·4분기 -0.2% 성장
“올해 1분기 플러스 성장 전망…이란 전쟁은 변수”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지난해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 6000달러대에 머물며 대만과 일본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원화 기준 소득은 늘었지만 원·달러 환율 상승 영향으로 달러 기준 증가세는 크지 않았다. 향후 환율 흐름에 따라 1인당 GNI의 4만달러 진입 시점이 좌우될 전망으로, 빠르면 내년에는 달성할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사진=연합뉴스
고환율에 1인당 국민소득 ‘주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3만 6855달러로 전년(3만 6745달러)보다 0.3% 증가했다. 원화 기준으로는 5241만 6000원으로 전년(5012만원)보다 4.6% 늘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원화 기준으로 2663조 3000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4.2% 증가했지만, 달러 기준으로는 1조 8727억달러로 0.1% 감소했다. 원화 약세로 달러 환산 기준 성장률이 원화 기준보다 4.3%포인트 낮아진 영향이다. 실제로 지난해 연평균 환율은 전년보다 4.3% 상승했다.

한국의 달러 기준 1인당 GNI는 2014년 처음 3만달러를 돌파한 이후 꾸준히 증가해 2021년에는 3만 8000달러에 근접했다. 그러나 2022년 원화 가치가 크게 하락하면서 3만 5000달러대로 떨어졌고, 이후 2023년 3만 6195달러로 반등했지만 최근 3년간 3만6000달러대에 머무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김화용 한은 국민소득부장은 “원화 기준으로 보면 1인당 GNI 성장률은 4.6%로 견조한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환율이 수급 요인 등으로 크게 상승하면서 달러 기준 증가 폭은 제한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연평균 원·달러 환율은 1422.0원으로 역대 최대치였다.

국가 간 비교에서는 한국의 소득 수준이 대만과 일본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부장은 “2024년 기준으로 인구 5000만명 이상 국가 가운데 한국의 1인당 GNI는 6위 수준”이라며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이 우리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만은 IT 제조업 비중이 높아 반도체 호황의 수혜를 크게 받으면서 2025년 1인당 GNI가 4만 585달러로 우리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일본은 기준년 개편 영향 등으로 3만 8000달러대 초반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2025년에는 일본에 추월당해 7위로 내려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면서 “2014년 3만달러 달성 후 명목 증가율이 4.4% 정도 되는데, 환율 영향이 ‘0’이라고 가정하고 이를 적용하면 한국의 1인당 GNI가 4만달러에 진입하는 시점은 2027년 정도가 될 것”이라며 “환율 영향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작년 4분기 GDP 역성장…“올해 1분기 플러스 성장 기대”

사진=한국은행
지난해 4분기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0.2%로 집계됐다. 앞서 1월 발표한 속보치(-0.3%)보다 0.1%포인트 상향된 수치다. 속보치 산출 당시 반영되지 않았던 연말 산업활동 동향과 국제수지, 재정 집행 실적 등이 추가되면서 정부소비(0.7%포인트), 건설투자(0.4%포인트), 수출(0.4%포인트) 등이 상향 조정됐다.

경제활동별로 보면 제조업은 운송장비와 기계·장비 생산이 줄어들며 전 분기보다 1.5% 감소했다. 건설업도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줄어 4.5% 감소했다. 반면 서비스업은 금융·보험업과 의료보건·사회복지 서비스업 증가에 힘입어 0.6% 성장했다.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은 감소세를 보였다.

지출 측면에서는 민간소비가 0.3% 증가했다. 승용차 등 재화 소비는 줄었지만 의료 등 서비스 소비가 늘어난 영향이다. 정부소비는 인플루엔자 환자 증가로 건강보험 급여비 지출이 확대되면서 1.3% 늘었다.

건설투자는 건물 및 토목 공사가 줄어 전 분기 대비 3.5% 감소했다. 다만 반도체 공장 건설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면서 감소 폭은 속보치(-3.9%)보다 축소됐다. 설비투자는 자동차 등 운송장비 투자가 줄어 1.7% 감소했다.

수출은 자동차와 기계·장비 등을 중심으로 1.7% 줄었고, 수입 역시 천연가스와 자동차 수입 감소 영향으로 1.5% 감소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실질 GDP가 전년 대비 1.0% 증가해 속보치와 동일했다. 서비스업은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건설업이 큰 폭으로 감소하며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제조업 역시 증가 폭이 전년보다 둔화됐다. 지출 항목에서는 민간소비와 정부소비, 설비투자가 증가세를 보였으나 건설투자가 크게 줄었고, 수출 증가 폭도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성장률은 플러스 전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 부장은 “2월까지 민간 소비와 수출이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 1분기는 4분기 마이너스에서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올해 1분기 성장률 전망치는 0.9%다.

1분기 플러스 성장의 근거로 올해 1~2월 개인카드 사용액이 4분기보다 개선됐고, 통관 수출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3% 증가했다.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1월 설비 투자와 제조업이 증가 전환했고, 서비스업도 증가세를 보였다.

김 부장은 “다만 성장 폭은 반도체 수출 물량과 최근 중동 사태 등 국제 유가와 금융시장 변동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중동 사태는 단기적으로 국내 성장과 물가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사태가 조기에 종료될 경우 올해 성장률과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투자는 올해 부진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김 부장은 “올해는 AI 관련 투자와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대 등으로 건설 부진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비수도권의 경우 미분양이 누적돼 있고 공사비 상승 영향으로 주택 착공 확대가 지연되고 있어, 전반적인 회복 속도는 더딜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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