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10월12일 16시55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김성수 기자] 한국투자증권이 전북 군산에 60MW 규모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DC)를 개발하는 사업의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조달을 완료했다. KT클라우드가 100% 임차한 우량 자산인 만큼 선순위 기준 '5% 초반'이라는 상대적으로 낮은 PF 금리에도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데이터센터는 정부가 추진하는 '생산적 금융'과 연관성이 높은데다, AI 산업 성장에 힘입어 향후에도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내 부동산금융의 '조 단위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6576억 PF 딜클로징…선순위 '5%대'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군산 SGC AI 데이터센터 신축 사업' 관련 6576억원 규모의 본PF 기표(대출 실행)를 지난달 30일 완료(딜클로징)했다.
이 사업은 전북특별자치도 군산시 비응도동 일원에 있는 군산 국가2산업단지 부지에 AI 데이터센터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부지 규모는 11만5702㎡며, 총 사업규모는 약 8700억원이다. 시공사는 현대엔지니어링이다.
이달 내 60MW(메가와트)급 착공에 나설 예정이며, 향후 300MW까지 확대하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
한국투자증권은 재무적 투자자(FI)이자 금융주관사로서, 사업법인 투자와 PF 금융주선을 맡았다. PF 금리는 선순위 기준 5% 초반대다. 임대차계약도 딜클로징했다. KT클라우드가 100% 임차한 우량 자산이어서 '5% 초반'이라는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에도 대주 모집에 성공했다.
한국투자증권이 데이터센터 개발사업에 직접 자금을 넣는 동시에 PF를 주선한 것은 금융사들이 데이터센터를 단순한 대출상품이 아니라 새로운 인프라 투자영역으로 보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하이퍼스케일(초대형) 데이터센터의 경우 임차상황에 따라 금리 조건이 다르지만 선순위 PF 대출은 연 5% 초반~6% 초반, 중·후순위는 연 7~8% 정도에 형성돼 있다.
오피스와 비교하면 데이터센터의 대출 금리가 아주 높은 편은 아니다. 예컨대 서울 중구 세운재정비촉진지구 3-8·9·10구역은 신한은행이 PF 대출을 조달하고 있으며, 선순위 금리는 6.12% 정도다.
다만 은행들은 규모 있는 데이터센터일 경우 금리가 낮아도 투자하려는 분위기다. 데이터센터가 정부가 추진하는 '생산적 금융'과 연관성이 높은데다, AI 산업 성장에 힘입어 향후에도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서다.
또한 오피스의 경우 도심권역(CBD)에 공급 과잉이 발생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다. 이에 따라 운용업계에서는 오피스보다 데이터센터 개발사업의 기대수익률을 더 높게 보기도 한다.
40MW(메가와트) 규모 데이터센터의 기대수익률은 내부수익률(IRR) 기준 20% 내외로 추산된다. 이는 데이터센터 총 투자비를 약 6000억원으로 보고, 매각가치를 터미널 캡레이트(출구 자본환원율) 기준 5.25%라고 가정할 경우다.
'터미널 캡레이트'란 부동산 투자 기간이 끝나서 자산을 매각했을 때 예상되는 순영업이익(NOI) 대비 매각 가격의 비율을 뜻한다. 오피스 개발사업의 기대수익률이 IRR 기준 10% 중반인 것과 비교하면 데이터센터 기대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
인프라 자산…'부동산PF' 규제 미적용
금융기관들이 데이터센터 투자를 선호하는 또다른 이유는 PF 규제에 묶인 자금 운용의 대안이 되기 때문이다.
데이터센터는 기존 부동산 PF와 달리 '자기자본 20%' 등 일반적인 부동산 PF 규제를 직접적으로 적용받지 않는다. 데이터센터가 '부동산'이 아닌 '인프라' 자산으로 분류돼서, 시설대출 형태로 PF가 이뤄진다.
또한 데이터센터 개발은 일반 부동산 개발과 달리 아마존·구글 등 글로벌 기업이나 대형 펀드가 에쿼티(자기자본)를 충분히 공급하는 경우가 있다. 임차인이 확정된 데이터센터의 경우 자기자본 비율이 낮아도 금융 조달이 가능한 사례도 있다.
이에 따라 선순위 대출에 참여하는 은행은 물론 캐피탈사들도 중·후순위 대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PF 대출은 '생산적 금융'과 연관성이 높아서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투자를 검토한다"며 "데이터센터가 정부 정책, AI 산업 성장과 맞물려 미래에도 수요가 많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들도 움직이고 있다. 코람코자산운용은 국내 첫 데이터센터 상장리츠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구체적인 설립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데이터센터를 새로운 리츠 투자자산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향후 AI 데이터센터가 늘어날수록 부동산금융의 투자 공식도 달라질 것"이라며 "오피스와 물류센터처럼 완성된 건물을 사고파는 데 그치지 않고, 데이터센터 개발 PF부터 운영사 지분, 전력·에너지 인프라까지 자금이 들어갈 수 있는 시장이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데이터센터 개발사업의 주요 리스크로 '전력 확보'와 '민원·인허가 문제'가 꼽힌다.
정부는 수도권 전력 수요 부담 등을 고려해서 데이터센터의 지방 이전을 유도하고 있지만, 사업성 측면에서는 데이터센터 입지로 수도권에 대한 선호가 여전히 강하다. 또한 데이터센터는 전력 사용량, 발열, 전자파 등에 따른 주민들 민원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에 따라 수도권에 하이퍼스케일(초대형) 데이터센터 개발이 어려워지면서 10MW 이내 소규모 데이터센터를 개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강남 등 도심의 기존 시설이나 중공업지역에 400~500평 규모의 소규모 데이터센터 개발도 적극 추진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는 준공 이후에는 아마존·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이 매입하는 사례가 있어서 상품에 대한 수요가 높은 편"이라며 "인허가·전력 개통·민원 문제가 사업 추진의 핵심 변수로 작용하며, 인허가 가능성을 확보한 토지는 높은 가격에 팔린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