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집 해제 후 31경기서 2골 3도움
"경기 체력·1부 템포 적응하는 데 애 먹어"
"''제주의 8번''이 가볍지 않다는 걸 보여줄 것"
[제주=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이창민(제주SK)에게 2025시즌은 어느 때보다 쉽지 않았다. 군 복무를 마치고 약 2년 만에 복귀해 1부리그에 적응해야 했고, 주장으로서 팀도 이끌어야 했다. 제주는 K리그1 11위에 머무르며 승강 플레이오프(PO)까지 가서야 생존을 확정했다.
 | | 이창민(제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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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이창민(제주).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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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제주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이창민은 “지난해가 가장 힘들었다”고 돌아봤다. 그도 그럴 것이, 군 복무하며 4부 리그에서 뛰다가 시즌이 시작한 뒤에 팀에 합류해 경기에 나섰다. 적응할 시간도 없이 1부리그 무대에 섰고 주장 완장까지 찼다. 개인만 생각하기엔 그를 바라보는 선수단이 있었다.
이창민은 “군 복무를 마치고 몸 상태도 완전하지 않았고 적응해야 하는 부분도 있었다”며 “여기에 주장직까지 소화하다 보니 여러모로 힘들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경기는 경기대로 외적인 부분에서도 스스로 부담이 있었다”며 “강등, K리그2 우승, 승강 PO를 다 겪어 봤으니 1부리그 우승만 남았다”고 웃었다.
가장 쉽지 않았던 건 역시나 경기 감각이었다. 이창민은 지난 시즌 리그 31경기를 뛰며 2골 3도움을 기록했다. 2022년 31경기 이후 3년 만에 1부리그에서 30경기 이상 뛰었다. 그는 “K4리그에 있을 때 군 복무도 해야 했고 원정 경기에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도 있다 보니 훈련은 해도 경기 감각이 부족했다”며 “경기 체력과 1부리그 속도를 따라가는 데 꽤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K리그1 정상급 미드필더임을 증명했고 겨우내 여러 팀에서 이창민을 주시했다. 제주에서 9시즌을 뛴 그도 고민에 빠졌다. 이창민은 “고인 물인데 나가야 하는 고민도 했던 건 사실”이라며 “팀도 순환이 돼야 하는데 내가 계속 있는 게 도움이 될까 싶었다. 어디로 가고 싶다가 아니라 팀 발전에 어떤 게 도움이 될지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 | 이창민(제주).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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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이창민(제주).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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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부터 그런 감정을 느꼈다는 이창민은 “팀 성적이 좋지 않았고, 외부에서도 ‘이창민 없는 제주’라는 말이 나오다 보니 ‘나 때문에 더 안 되나?’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개인적으로도 한 팀에 오래 있으면 장점도 있지만 성장하고 경쟁하는 동기부여는 떨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고민을 거듭하던 이창민은 붙잡은 건 제주와 함께한 시간 그리고 세르지우 코스타 감독이었다. 그는 “10년을 산 곳이기에 제주를 떠나는 그림이 잘 그려지 않는다”고 웃은 뒤 “새로운 감독님이 좋은 축구를 하시니 많이 배워보고 싶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데뷔 시즌이던 2014년 브랑코 바비치 전 경남FC 감독 이후 처음 외국인 지도자와 함께하게 됐다는 이창민은 짧은 시간이지만 세르지우 감독에 대해 “배울 게 정말 많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는 “선수로서도 그렇고 향후 지도자 길을 걸을 때도 감독님을 모티브로 설정하고 접근하면 좋을 거 같다고 생각한다”며 “정말 섬세하고 한 번에 많은 정보를 주시기보다는 한 걸음 한 걸음을 강조하신다. 선수들이 이해하기 쉽게 나아가는 게 인상 깊다”고 설명했다.
 | | 이창민. 사진=제주S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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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세르지우 코스타 감독. 사진=제주S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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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지우 감독도 이창민에 거는 기대가 크다. 그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제주 미드필더진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이창민은 “감독님께서 확실한 역할을 부여해 주신다”며 “저에겐 확실한 6, 8, 10번보다는 여러 위치를 소화할 수 있는 장점을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씀해 주셨다”고 귀띔했다.
이창민은 세르지우표 축구가 자리 잡으면 제주가 올 시즌 이슈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제주라는 특성상 잘 부각되진 않지만, 결과가 따라주면 이슈를 몰고 다닐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감독님의 축구를 선수들이 구현하면 파이널A에서는 놀 거라는 자신감이 있다”고 힘줘 말했다.
초보 감독이라는 우려도 없다. 이창민은 “선수단은 그런 생각은 아예 하지 않았다”며 “코치와 감독의 차이가 있지만 계속 업계에 계셨고 충분한 노하우를 갖추셨을 거로 생각한다. 또 지금까지 겪으면서도 단 한 번도 의구심을 가져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 | 이창민(제주).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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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선수단의 철저한 준비가 바탕이 돼야 한다. 이창민은 “지난해에는 자신감이 결여된 부분이 있었는데 운동장 안에서 강인함과 지기 싫어하는 정신력이 갖춰지면 잘할 거 같다”고 믿음을 보냈다.
끝으로 이창민은 “운동장에서 제주를 정말 많이 사랑한다는 걸 팬들에게 보여드리고 싶다”며 “또 ‘제주의 8번’이라는 번호가 후배들에게 가볍지 않다는 인식이 될 수 있게 먼저 책임감을 느끼고 뛰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