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 미국 워싱턴DC 연방 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행한 국정연설에서 지난 20일 미 연방대법원의 판결을 “매우 유감스럽다”고 비판하면서 “오랜 기간 검증을 거쳐 승인된 연방 권한에 근거해 곧 새로운 관세 체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다행스러운 점은 거의 모든 국가와 기업들이 이미 체결한 협정을 유지하기를 원한다는 것”이라며 “대통령으로서 내가 가진 법적 권한으로 새로운 협정을 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들은 대법원의 유감스러운 개입 이전에 이뤄진 합의를 계속 따를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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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또 “새로운 해법은 이전보다 훨씬 더 강력할 것”이라며 “의회의 조치는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시간이 지나면 외국이 부담하는 관세가 과거처럼 현대의 소득세 제도를 상당 부분 대체해, 미국 국민의 재정적 부담을 크게 덜어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는 자신의 관세 정책을 정당화하기 위한 발언이지만, 전문가들은 관세 수입 규모가 소득세를 대체하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최근 회계연도에 소득세 수입만 약 2조 6000억 달러에 달했다. 반면 같은 기간 관세 수입은 약 1950억 달러에 그쳤다. 사상 최대 규모이긴 하지만, 소득세를 대체하기에는 여전히 크게 부족한 수준이다.
워싱턴DC에 기반을 둔 초당적 싱크탱크인 카토연구소(Cato Institute)는 최근 보고서에서 “관세율 인상이 반드시 그에 비례하는 세수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며 “세금이 오르면 소비자들은 수입품 구매를 줄이고, 기업들은 더 비용이 높은 국내 대체재로 전환하거나 생산을 축소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 같은 행동 변화는 관세가 현실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세수 규모를 제한한다”고 설명했다.
“빅테크, AI 전력 자체 충당…전기요금 인상 막을 것”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9개월도 채 남지 않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경제 정책 성과를 자랑하고, 전기요금 등 물과 안정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정책 추진을 설명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기술 기업들로부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을 자체적 조달하겠다는 약속을 확보했다”며 “AI를 구동하는 데이터센터용 발전소를 해당 기업들이 직접 건설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는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으로 인근 지역의 전기요금이 급등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그는 “많은 미국인들이 AI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수요가 전기요금을 부당하게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며 “오늘 밤 나는 새로운 ‘요금 납부자 보호 서약’을 협상해냈다는 것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고 했다.
다만, 이번 서약이 강제적인 규제 형태를 취할지, 아니면 기술 업계와의 자발적인 협약 형태를 취할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연설 초반부터 자신감 넘치는 어조로 행정부의 성과를 하나하나 열거하며 여당 의원들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그는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락, 증시 최고치 경신, 낮은 실업률 등을 거론하며 미국이 “세계 어디와 비교해도 가장 뜨거운 나라”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대부분의 주에서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2.30달러 아래로 떨어졌고 아이오에서는 갤런당 1.85달러까지 가격이 내려갔다”고 말했다. 실제 휘발유 가격이 하락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다소 과장된 주장이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화요일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2.95달러, 아이오와는 2.55달러였다.
미국 경제에 대한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는 온도차가 확인됐다. 지난해 12월 실시된 폴리티코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6%는 현재의 생활비 수준이 “기억하는 한 가장 나쁘다”고 답했다. 2024년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한 유권자 중 37%가 같은 견해를 보였다.
“이란 핵무기 결코 허용하지 않을 것”
이란과 핵 협상,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 등 외교 안보 문제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문제와 관련해 “모든 선택지를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있다”며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도록 결코 허용하지 않는 것이 오랜 미국의 정책”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란이 협상을 원하고 있지만, 우리는 아직 ‘핵무기를 만들지 않겠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이 문제를 외교를 통해 해결하는 것을 선호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한 점은 세계 최대의 테러 지원국인 그들이 핵무기를 갖도록 결코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일은 일어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과 관련해서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살육과 학살을 끝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그는 이어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전쟁”이라고 주장했다. 이날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지 4년이 되는 날이었다.
그는 “대통령으로서 가능한 곳에서는 어디든 평화를 만들겠다”면서도 “그러나 미국에 대한 위협에는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서든 주저하지 않고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연설에서 그는 “베네수엘라로부터 8000만배럴 이상의 원유를 확보했다”며 “미국의 석유 생산량이 하루 60만배럴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국정 연설은 오후 9시12분에 연설을 시작해 오후 10시59분에 마쳐, 총 1시간 47분 동안 진행됐다. 이는 자신의 이전 기록을 7분 경신한 것으로, 그는 2년 연속으로 대통령 연례 의회 연설 최장 기록을 경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