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이름에 먹칠"…기념품빵 ‘배신’에 분노한 시민들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세종시에서 생산한 지역 쌀과 복숭아만을 사용해 세종시 기념품 빵을 만든다고 홍보해온 한 업체가 원산지를 허위 표시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A업체의 세종시 기념품빵 홍보문구.(사진=연합뉴스)

2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농관원)은 지난 9월 30일 원산지 표시를 거짓으로 표기한 A업체를 적발했다.

A업체는 지난해부터 이 빵을 100% 세종 쌀과 조치원 복숭아로 만든 건강한 쌀빵이라고 홍보해왔다. 그러나 해당 제품에 사용된 복숭아는 그리스산 복숭아였으며 쌀 역시 국산 쌀 원산지를 세종시 쌀로 거짓 표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A업체에서 생산하는 빵은 세종시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 해당 업체는 세종시와 농업기술센터로부터 1억 원 이상의 보조금까지 지원받은 것으로도 알려져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세종시민 한모(44)씨는 “평소 기부도 많이 하고 착한 가게로까지 선정돼 응원하고 있던 곳인데 다 거짓이었다는 생각이 드니 배신감이 크다”며 “세종시 이름에 먹칠하지 말고 빵에 도시 이름을 뺐으면 좋겠다”고 매체에 말했다.

A업체의 세종시 기념품빵 홍보문구.(사진=A업체 홈페이지)

논란이 커지자 A업체 대표는 지역 온라인커뮤니티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대표는 “최근 원산지 허위 표시에 대한 문제가 적발되어 깊은 사과의 말씀 드린다”며 “처음에는 세종 쌀과 조치원 복숭아를 넣어 세종을 대표하는 상품을 준비했으나 비용 부담이 커서 작은 욕심에 그리스산 복숭아와 섞어 사용하는 큰 잘못을 범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종 쌀 사용은 거래하던 반죽 공장과의 거래 중단으로 다른 공장을 찾지 못해 잠시 다른 국내산 쌀 반죽을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세종시 고향사랑기부 답례품 지정은 자진 반납하고, 향후 100% 세종 쌀과 조치원 복숭아만 사용할 것을 약속드린다”며 “신뢰를 드리지 못한 점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농관원 충남지원은 “적발 당시 행정처분이 내려졌고, 현재 형사 입건해 관련 수사를 이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