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퇴직 절정인데…기업만 계속 때리는 정치권[기자수첩]

정병묵 기자I 2025.10.23 16:43:05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전에는 희망퇴직이라면 50대 이상 직원들이 대상이었지만 요샌 그렇지도 않아요. 40대는 물론 30대까지도 대상자로 들어갔어요.” 한 유통업계 관계자의 한숨이다. 대기업이라고 더 이상 안정적인 직장이 아니게 된 지는 오래됐지만 얼마 전 모 업체의 명예퇴직 대상자에 ‘1990년 이전 출생자’까지 포함됐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네거리에서 직장인들이 출근길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사진=뉴스1)
최근 재계에서는 희망퇴직 소식이 예년보다 유독 많이 들린다. 전자, 제철, 화학, 유통, 통신 등 업종 불문이다. 퇴직 조건을 보면 파격적이다. A사는 최대 3년치 연봉에 해당하는 위로금과 최대 2년치 자녀 학자금 등을 지급한다. B사는 최대 4억~5억원대의 위로금과 자녀 학자금 지원 등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다. 그만큼 막대한 지출을 하고도 직원을 내보내야 살 길이 열린다는 계산이다.

여러 업종이 공통으로 직원들을 내보내려는 이유는 경영 환경 악화다. 코스피지수가 ‘사천피’를 눈앞에 뒀지만 뜯어 보면 경영 환경은 시계제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1%대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을 계속 내놓고 있다. 이대로라면 올해 한국과 대만의 1인당 국내총생산이 역전될 것이 유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치권의 기업 때리기는 멈출 줄 모른다. 새정부 출범 이후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를 확대한 1·2차 상법개정안 에 이어 하청 노동자에 대한 원청 책임을 강화하는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제2·3조 개정안)’ 등 반 기업법안이 일사천리로 국회를 통과했다. 주 4.5일제 도입 등 앞으로 기업을 옥죄는 카드는 또 남아 있다. 그런데도 이번 국정감사에서 국회는 기업인 약 200여명을 경쟁적으로 호출하며 경영 활동을 방해했다.

기업이 성장해야 경기가 살아나고 상권에 돈이 돌고 청년 일자리가 늘어난다. 정치권은 무분별한 기업 때리기가 국가 경제와 개인의 생활에 어떤 영향을 끼칠 지 최근 산업계의 희망퇴직 한파를 직시하며 깨닫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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