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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즉흥적인 엄포일 수 있지만 지난해 관세로 몸살을 앓았던 완성차 업계의 심정은 민감할 수밖에 없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4월 미국의 25% 관세 부과 이후 2~3분기에만 총 4조6352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액을 거두었음에도 양사 합산 연간 영업이익은 18.8%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대통령 말 한마디에 5조원 가까이 증발한 것이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 말대로 대미 자동차 수출 관세가 15%에서 25%로 오르면 손실 폭은 더욱 커진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현대차·기아 합산 연간 관세 손실 추정액은 15% 적용 시 6조5000억원인데, 25% 적용 시 10조8000억원으로 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미국 시장 점유율을 현 11~12%대에서 더 상향해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과 유럽연합(EU)에 대한 관세 상향을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대로라면 토요타, 폭스바겐보다 훨씬 더 불리한 조건에서 경쟁하게 된다.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관세 리스크를 털었다 해도 현 15%도 많은데 25%로 또 올린다니 당혹스러울 뿐”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이해할 수 없는 행태에 대응할 힘이 없는 약소국의 설움”이라고 한탄했다. 이어 “미국 현지 생산 물량이 늘 수밖에 없고 국내 생산량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자업계도 불똥이 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8월부터 현행 10%였던 상호관세가 15%로 오르면서 가전업계도 관세 인상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직면했다. 여기에 더해 가전제품에 들어간 철강에도 50% 품목 관세를 내면서 부담이 더 커졌다.
LG전자는 관세 인상에 따른 지난해 연간 부담을 약 6000억원으로 추정한 바 있다. 지난해 4분기에는 9년여 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도 TV와 가전 사업에서 지난해 4분기 적자 폭이 커졌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상황에서 상호관세가 25%까지 높아질 경우 국내 기업들의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한미 관세 협상을 통해 상호관세가 25%에서 15%로 내려가며 일단락됐다고 생각했는데, 갑작스럽게 인상 얘기가 나오고 있는 만큼 당혹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은 이미 지난해부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응해 생산지 조정 등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뉴베리 공장에서 세탁기를 생산하고 있으며, 멕시코 공장에서는 TV와 냉장고, 건조기 등을 만든다. LG전자는 미국 테네시 공장에서 세탁기·건조기를, 멕시코 공장에서 TV와 냉장고, 조리기기 등을 제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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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반도체 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한미 무역 합의에서 미국으로부터 반도체에 대해 다른 나라에 비해 불리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최혜국 대우를 약속받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한마디로 이 같은 합의가 깨져버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미국 내 생산을 하지 않는 메모리 반도체 기업에 100% 관세를 낼 수 있다며 한국 기업을 겨냥해 경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 쪽이 발 빠르게 대응하면 리스크를 신속히 없앨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LS증권 정다운 연구원은 “이번 발언으로 ‘트럼프와의 협상이 언제든 뒤집어질 수 있다’는 의구심이 부각되며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우리나라 국회가 신속하게 입법하고 이에 따른 트럼프의 ‘치적 홍보용 액션’으로 마무리될 경우 변동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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