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통부터 군부 서열 2·3위까지…외교·군부라인 총출동
임종석 남북정상회담준비위원장은 26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킨텍스에 마련된 메인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갖고 정상회담 북측 공식 수행원 명단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북측 공식 수행원은 총 9명으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최휘 부위원장, 리수용 부위원장, 김여정 제1부부장, 리명수 총참모장, 박영식 인민무력상, 리용호 외무상,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 9명이다.
이번 정상회담엔 리수용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리용호 북한외무상 등 외교라인이 총출동해 눈길을 끈다. 북한은 그동안 ‘하나인 조선’ 원칙을 내세우며 남북회담에 외교라인을 포함하길 꺼려왔으나, 남측의 강경화·송영무 장관에 격을 맞추는 한편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염두에 두고 이들을 수행원에 포함한 것으로 보인다. 리수용 부위원장은 스위스 대사를 지내며 김정은 위원장의 스위스 유학 시절부터 깊은 신뢰를 쌓아놓은 인물로 알려진다. 한편 리용호 외무상은 대표적인 ‘미국통’으로 지난 2011년 제2차 남북 비핵화 6자회담에서 북측수석대표로 참석한 바 있다.
군 수뇌부 인사의 모습도 눈에 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엔 군부 서열 2위 박영식 인민무력상과 서열 3위인 리명수 인민군 총참모장 등 군 수뇌부 인사가 2명이나 포함됐다. 박영식 인민무력상은 우리나라의 국방장관격에 해당하며, 리명수 총참모장은 북한 군부 현장 지휘계통에서 최상층에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가수반 김영남 포함…김여정·김영남 등 평창 이후 ‘화해 무드’ 조성한 인물들도
북한의 명목상 국가수반에 해당하는 김영남 위원장도 수행원에 포함됐다. 정상회담에 김영남 위원장이 참석하는 것은 북한이 정상국가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한편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때 김정은 위원장 특사 자격으로 방남했던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김여정 제1부부장이 이번엔 남북정상회담 공식 수행원으로서 다시 한 번 얼굴을 비춘다. 김정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제1부부장은 당시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리선권 위원장과 함께 방남해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달한 바 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임종석 비서실장의 카운트파트로 거론된다. 김영철 부위원장은 대남 전략을 총괄하는 인사로서 이번 남북간 대화 국면에서 중대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최휘 부위원장과 리선권 위원장은 사회문화·체육·경제협력 등 남북 간 전반적인 교류에 대한 협상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휘 부위원장은 북한 체육 분야를 책임지는 인사다. 리선권 위원장은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부터 시작된 남북 대화 국면에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 카운터파트 역할을 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