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BBC방송에 따르면 미국 성인은 2억 7000만명에 육박해 1인당 5000달러를 주면 정부가 1조 3000억달러(약 1756조원)를 써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밤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이 구상을 꺼내 지지자들의 요란한 박수를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받은 5000달러는 미국 안에서만 써야 한다는 조건도 달았다. 다만 이를 어떻게 감시할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공수표’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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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방법은 투표에 영향을 줄 목적으로 돈을 주는 행위를 금지한다. 그러나 이번 제안을 감세 약속으로 보면 합법이라는 견해도 있다.
조앤 머호니 영국 사우샘프턴대 법학 강사는 BBC에 합법일 것으로 본다면서도 “정치인들이 보통 이렇게까지 노골적으로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한편으로는 공화당을 찍으면 돈을 받는다는 뇌물처럼 들리고, 그렇다면 명백히 불법”이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누구에게 투표했든 상관없이 모두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그런 의미의 뇌물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당이 이기면 세금을 깎겠다는 선거 공약과 같은 종류이고, 그건 어느 당이나 늘 하는 일이며 당연히 합법”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로럴 랩 영국 채텀하우스 미국·북미 프로그램 국장은 “선거 기간 후보들이 내놓는 일반적인 약속과는 매우 다른, 매우 거래적인 합의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1조 3000억달러 어디서 나오나
합법성과 별개로 재정적으로 감당할 수 있느냐는 의문도 나온다. 이란 전쟁 여파로 미국 부채가 불어나고 있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원 마련 방안을 내놓지 않았다. 미국에서 지출을 승인하는 것은 의회인데, 입법 절차를 밟을 생각인지도 밝히지 않았다. 법률 전문가들은 행정명령만으로 이만한 돈을 승인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재원을 언급한 것은 제이디 밴스 미 부통령이다. 그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관세로 걷은 돈으로 충당할 수 있으며 부유층은 대상에서 빠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관세 수입은 턱없이 모자란다. 초당파정책센터에 따르면 미국이 지난해 초부터 걷은 관세·소비세 수입은 약 4750억달러(약 641조원)다. 게다가 올해 초 대법원이 상당수 관세를 무효로 판단하면서 1000억달러(약 135조원) 넘는 금액을 이미 돌려줬다.
에리카 요크 조세재단 선임이코노미스트는 BBC에 의회가 이 제안을 승인한다면 “극도로 놀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조 3000억달러를 쓰는 최악의 방법 가운데 하나”라며 “적자가 계속 불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우리는 매우 지속 불가능한 길을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백악관은 BBC에 재원에 대한 답변 대신 “비관론자와 회의론자들은 늘 트럼프 대통령을 의심해왔다”는 입장을 내놨다. 데이비스 잉글 대변인은 “미국인들의 지속적인 지지 속에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 실질적인 성과를 내놓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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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금인가…지지율 추락에 다급해졌나
이런 제안이 나온 배경으로는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선거가 꼽힌다. 로버트 모런 전 공화당 전략가 겸 여론조사 전문가는 “대단한 약속이고 그 돈이 어디서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선거철”이라고 말했다.
랩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 2년을 앞두고 의회를 지키려는 단기 계산을 하고 있다고 봤다. 그는 “공화당에도, 트럼프 대통령 본인에게도 여론조사 결과가 좋지 않기 때문에 이제 돈에 기대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도 관세 수입으로 2000달러(약 270만원) 수표를 주겠다고 했지만 실현되지 않았다. 비슷한 논란은 전에도 있었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2021년 1월 조지아주 상원선거에서 민주당이 이기면 2000달러 코로나19 지원금을 주겠다고 약속했다가 표를 사려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2024년 대선을 앞두고는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가 경합주 7곳의 등록 유권자에게 특정 청원에 서명하면 현금을 주겠다고 해 논란이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