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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삼성전자 초기업노조가 내년 노사 협상 단계에서 임금과 복지, N% 성과급을 대상으로 노동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하면 ‘N% 성과급’은 각하 처리된다. 임금과 복지만 조정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노동위는 노조에 교섭 요구안을 수정해 임금과 복지만 요구하도록 적극 권고하는 작업을 거친다. 그럼에도 노조가 ‘N% 성과급’을 교섭 의제로 제시하면 행정지도를 진행한다. 이 때 기업이 ‘N% 성과급’에 대한 교섭을 거부할 경우 부당노동행위에도 적용되지 않는다.
기존에 연봉·기본급의 일정 비율을 지급하라는 방식의 경영성과급은 노동쟁의 대상으로 인정한다. 정부는 이자, 법인세, 배당액 등 세금과 주주의 몫을 제외하지 않은 영업이익을 성과급 재원으로 삼는 건 국가와 투자자(주주) 등 제3자의 권익을 침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기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 재원으로 선분배 요구하는 방식은 영업 자유의 본질적 내용을 제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공장 신설·이전 등 기업 투자, 사업 매각·인수, 신기술 도입 등 사업경영상 결정에 대한 노동쟁의 대상도 구체화했다. 호남 반도체 메가 프로젝트로 공장을 신설하는 행위 자체로 노조가 파업을 할 수 없다. 삼성전자 초기업노조가 내년 단체교섭 의제로 다루겠다고 예고한 호남 공장 신설도 사실상 어려워진 셈이다. 노조가 공장 신설로 교섭하려면 사내 공람·공지 문서, 노사협의회 보고 등 객관적인 자료가 나와야 한다. 경영진이 추상적으로 언급하는 등 일방적 추정은 인정되지 않는다.
공장 신설을 결정할 때 이미 인력 배치에 대한 계획도 함께 진행할 가능성이 높아 이를 정부가 규정하는 건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이 아틀라스를 도입해도 노조는 기업이 거부할 경우 신기술 도입에 대해 교섭하거나 파업할 수 없다. 사측에서 정리해고나 구조조정에 따른 배치전환 계획이 수립 중인 사실이 확인될 경우에만 파업할 수 있는 것이다. 정부가 이날 발표한 행정기관, 공공기관 이전도 마찬가지다. 본사가 지방으로 이전하면 직원은 거주지를 옮겨야 하는데 정부의 발표만으로 노조는 사용자와 논의할 수 없는 것이다.
정부가 구체적인 시행지침을 내놓으면서 현장 혼란은 더욱 가중될 방침이다. 특히 시행지침은 법적 효력이 없어 노조가 단체교섭 의제로 ‘N% 성과급’ 등을 포함해 교섭에 그대로 나설 가능성도 있다. 영업이익과 연동된 방식이 아니라 ‘기본급의 800%’처럼 일반적인 경영성과급 형식으로 바꿔 임금(성과급) 의제로 들고 나올 수도 있다. 노동위원회를 통하지 않고 바로 행정소송으로 갈 경우 법원에서 시행지침을 얼마나 반영할지도 관건이다.
김동배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노동위에서 각하 결정을 낸다고 해서 꼭 법적 효력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노사 교섭은 자율적으로 노사가 정하는 건데 정부가 기준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면 더 혼란스러워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