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출신인 김건소 에버트라이 헬스케어혁신연구소 연구소장은 3일 한국디지털헬스산업협회가 주최한 전문가 세미나에서 ‘규제 샌드박스 실증 사례로 본 임상 규제 쟁점’을 주제로 발표하며 “합성 데이터는 개인정보 보호와 희귀질환 데이터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지만, 현재로서는 허가를 위한 확정적 임상 근거로 활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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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오솔루션은 연세대 치과병원과 함께 합성 데이터를 활용한 치아 교정·치료 시뮬레이션 서비스를 실증한다. 에스와이엠헬스케어는 길의료재단과 근골격계 질환의 검진·예측부터 처방과 사후관리까지 지원하는 서비스를 추진한다.
그동안 사진과 영상 등 비정형 의료데이터는 개인정보 보호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기업들이 신사업에 활용하기 어려웠다. 이번 실증특례는 AI로 실제 의료데이터를 모방한 합성 데이터를 생성·학습하고 이를 의료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제 적용의 예외를 허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합성 데이터는 특정 목적에 맞춰 원본 데이터의 형식과 구조, 통계적 분포 및 패턴을 학습해 만든 가상 데이터다. 실제 환자 데이터를 직접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데이터의 특성을 반영할 수 있어 개인정보 노출 위험을 낮추고, 희귀질환처럼 확보하기 어려운 데이터를 보완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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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도 합성 데이터의 의료 분야 활용 가능성을 검증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 의약품·의료제품규제청(MHRA)은 AI 에어록(AI Airlock)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생성형 AI로 합성 데이터를 만들고, 별도의 대규모언어모델(LLM)을 활용해 데이터 품질을 평가하는 실증을 진행했다.
김 연구소장이 소개한 사례는 필립스의 의료기기 관련 데이터를 대상으로 했다. 원본 데이터의 형식과 검사 목적은 유지하면서 소견 내용을 AI로 새롭게 생성하는 방식이다. 생성된 데이터가 실제 데이터와 얼마나 유사한지 평가하기 위해 질병분류코드(ICD-10) 비교와 임상적 의미 유사성 분석 등을 활용했다.
실증 보고서는 합성 데이터의 품질이 양호하다는 취지의 결과를 제시했다. 그러나 김 연구소장은 평가 기준이 충분히 구체적이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실제 데이터와 합성 데이터의 분포가 어느 정도 차이까지 나야 동등하다고 볼 수 있는지 명확한 기준이 없다는 것이다. 극단적인 값이나 일부 예외 사례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도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임상 전문가 3명이 합성 데이터와 실제 데이터를 비교한 평가에서는 1명이 두 데이터를 구분하지 못한 사례도 소개됐다. 합성 데이터가 실제 의료 데이터와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해질 수 있다는 의미지만, 이것만으로 임상적 동등성이 입증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영국, 국내 규제기관 모두 합성 데이터를 의료기기 허가를 위한 확정적 임상 근거로 인정하는 데 신중한 입장이다. 알고리즘 개발이나 제품 초기 단계의 내부 성능 검증에는 활용할 수 있지만, 허가 심사에 제출하는 임상 근거로 인정받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김 연구소장은 설명했다.
사용 목적부터 정해야…개발·검증 데이터 분리 필요
합성 데이터를 의료 AI 개발에 활용하려면 생성 단계부터 구체적인 기준을 세워야 한다. 김 연구소장은 연구자와 개발자가 유념해야 할 사항으로 합성 데이터 생성 목표 사전 명시, 사용 단계 사전 결정, 훈련용과 시험용 데이터 분리를 제시했다.
특히 합성 데이터를 알고리즘 개발과 초기 성능 검증에 사용할 것인지, 제품의 최종 임상 성능을 입증하는 데 사용할 것인지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한다. 사용 단계에 따라 요구되는 데이터의 품질과 검증 수준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훈련용과 시험용 데이터를 구분하는 것도 중요하다. 동일하거나 유사한 합성 데이터로 학습과 평가를 반복하면 데이터에 포함된 편향이 결과에 반영돼 실제 성능보다 높게 평가될 수 있다. 개발 단계와 검증 단계에 사용할 데이터를 독립적으로 설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소장은 “합성 데이터로 같은 결과가 나와도 어떤 기준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성공으로도, 실패로도 해석될 수 있다”며 “사전에 타당한 접근 논리와 검증 기준을 세우고, 그 기준을 충족하는지 확인하는 구조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합성 데이터가 실제 임상 데이터를 대체하는 만능 수단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실제 환자 데이터를 활용한 비교 임상이 가능한 환경에서는 합성 데이터만으로 임상적 타당성을 입증하기 어렵고, 희귀질환 등 실제 데이터 확보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활용 가능성을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소장은 “현재로서는 알고리즘 개발과 초기 검증 단계에서 합성 데이터의 활용성이 충분히 있다”며 “데이터가 더 축적되고 검증 기준이 정교해져야 규제기관이 신뢰할 수 있는 근거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