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硏 “국제유가 100달러 땐 성장률 0.3%p↓·물가 1.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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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윤 기자I 2026.03.03 14:49:52

韓 원유의존도 OECD 최고…에너지 구조가 최대 취약 요인
80달러는 제한적 충격, 150달러는 ‘오일쇼크’ 수준
스크루플레이션 우려 속 정책 대응 여력도 제약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이 장기화하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수준으로 상승할 경우, 한국 경제가 성장 둔화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복합 충격에 직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악의 경우 150달러를 웃도는 ‘오일 쇼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경고다.

현대경제연구원은 3일 ‘미-이란 전쟁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전쟁이 장기화되며 공습이 수개월 이어지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지속되는 ‘비관적 시나리오’에서 2026년 연평균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 내외까지 오를 것으로 가정했다.

이 경우 2026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최소 0.3%포인트 하락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1%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추정됐다. 경상수지는 약 260억달러 감소해 대외건전성 부담이 확대될 전망이다. 현경연은 이 경우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하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보고서는 한국 경제의 높은 원유 의존도를 취약 요인으로 지목했다. 2024년 기준 한국의 경제 규모는 세계 12위지만 원유 소비량은 7위 수준이다. 또 국내총생산(GDP) 대비 원유 소비량으로 산출한 ‘경제 원유의존도’는 OECD 37개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분석됐다. 국제 유가가 급등할 경우 생산비와 수입단가 상승이 빠르게 확산되며 물가 전반을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시나리오별로 보면 전쟁이 단기간 내 협상 국면으로 전환돼 2026년 연평균 유가가 80달러 내외에 머무는 ‘기준 시나리오’에서는 성장률이 0.1%포인트 하락하고 경상수지는 58억달러 감소하는 데 그칠 것으로 추산됐다. 다만 소비자물가는 0.4%포인트 오르며 물가 부담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미국 또는 연합군의 지상군 투입과 함께 해협 봉쇄가 장기화되는 ‘오일 쇼크 시나리오’에서는 연평균 유가가 150달러 이상으로 치솟아 성장률이 최소 0.8%포인트 하락하고 소비자물가는 2.9%포인트 급등할 것으로 분석됐다. 경상수지 감소도 767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보고서는 최근 한국 경제의 경기 복원력이 취약한 상황에서 유가 충격이 가해질 경우 경기 회복 국면 진입이 상당 기간 지연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물가는 오르지만 소비 여력은 줄어드는 현상인 ‘스크루플레이션’이 본격화되면 내수 경기가 침체 국면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미 통화정책이 기준금리 인하에 신중한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압력이 확대될 경우, 경기 대응을 위한 정책 여력도 제약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전쟁 장기화로 글로벌 경제가 경기 침체 속에서도 물가 상승이 동시에 이어지는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이 고착화될 경우 해외 수요 둔화가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한국 경제가 불황 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오일 쇼크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원유 및 원자재의 안정적 공급망을 확보하고, 비용요인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물가 안정과 경기 회복을 함께 고려하는 신중한 거시경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물가 불안 우려 품목에 대한 선제적 수급 관리, 기업의 원자재 가격 변동 리스크 축소 노력, 중장기적으로 과도한 원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산업 구조 재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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