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도 도쿄에서도 금융·공공기관·각종 회사가 밀집한 지역 토라노몬에 자리한 빌딩 속 풍경이다. 빌딩 이름은 토라노몬 힐즈 비즈니스 타워. 일본 3대 부동산회사 중 하나가 심혈을 기울여 지은 건물이다. 이곳 15층과 16층에 자리한 CIC 도쿄에 ‘K-스타트업센터 도쿄(KSC 도쿄)’ 사무실이 있다. CIC는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8개 도시에 위치한 스타트업 혁신캠퍼스다. KSC 도쿄를 통해 CIC 도쿄에 사무공간을 얻은 한 국내 스타트업 대표는 “명함에 적힌 회사 주소를 보고 믿지 못해 진짜 사무실이 있는지 몰래 찾아오는 투자자나 클라이언트도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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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체결부터 투자 유치까지…스타트업 성과 속속
KSC 도쿄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운영한다. 국내 스타트업이 일본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하고, 성장하도록 돕는다. 2024년 개소 당시엔 15개사가 입주했다. 현재는 일본 진출을 희망하는 유망 스타트업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 23개사로 늘었다. 이 중 13개사가 법인 설립을 완료했다. 이곳에서 만난 정하림 KSC 도쿄 소장은 이데일리에 ‘초기정착-사업화-투자유치’ 3단계 트랙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하림 소장은 “지원기간이 3년인 인큐베이팅 시설인 만큼 진출 기업이 기간 내에 법인설립, 계좌발급, 인재채용 등 안정적 인프라를 구축하도록 돕는다”며 “지원 졸업 후 일본법인을 운영할 자생력을 확보하도록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 걸 가장 중점적 두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입주 기업이 늘어난 만큼 신규 계약 체결, 기술검증(PoC), 투자유치 등 성과를 내는 곳도 늘고 있다. 예컨대 쿼리파이는 페이롤 등 인공지능(AI) 플랫폼과 보안솔루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샤플앤컴퍼니는 효성 재팬 일본 외식 프랜차이즈인 규카쿠 매장에 하다 솔루션 공급한다. 파이온코퍼레이션은 라쿠텐, 미쓰비씨 자동차와 PoC를 추진 중이다. 이밖에도 △에버엑스(스미토모생명) △사이오닉에이아이(시리즈A) △유니컨(시리즈B) 등이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KSC는 국가별로 특화분야를 지정해 운영한다. 진출 국가가 정책적으로 육성하는 분야나 한국 기업과 협력했을 때 수요가 높은 분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정한다. 도쿄 센터는 △AI △의료·바이오 △안전·보안을 특화분야로 지정했다. 특히 디지털 의료 관련 분야는 일본에서 수요가 높은 분야 중 하나다. 일본 사회 고질적 문제인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데이터나 개인정보 보안 등 사이버 보안 관련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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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화 요구 가장 큰 日…정착 위해 다각도 지원”
정 소장은 “일본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문화도 비슷해서 국내 기업이 현지화를 간과하는 경우가 있다”며 “그러나 어떤 국가보다도 현지화에 대한 요구수준이 높은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언어뿐 아니라, 한국과는 다른 기업문화, 일본 현지 대응인력 보유 여부 등 현지화 요구 수준이 높다고 꼬집었다.
이에 센터는 지난해 일본 현지기업에서 근무한 한국인과 입주 기업 간 개별 멘토링을 지원했다. 또 현지 전문가와 연계한 사업전략 컨설팅, 현지 비즈니스 운영과 같은 액셀러레이팅을 실시했다. 현지에서 투자 유치 라운드를 도는 기업을 위해 일본 벤처캐피털(VC)로부터 기업 소개 자료나 피치덱을 자문받는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분야별 VC나 기업을 초청해 소규모 인텐시브 피칭인 매시업 테이블도 개최했다. 투자자 대상 IR 기회도 제공했다.
정 소장은 “일본에서 지속적인 현금 흐름이 형성되고 있는지 까다롭게 평가하므로 외국 기업이 일본계 은행에서 계좌를 발급받기 어렵다”며 “센터에서 한국계뿐 아니라 일본계 은행(메가뱅크) 법인 계좌 담당자와 네트워크를 형성해 현지 법인 설립이 완료된 기업을 대상으로 계좌 발급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든 스타트업이 그렇듯 인재 채용도 일본 진출 기업이 겪는 애로사항 중 하나다. 법인설립 후 처음에는 본사에서 인력을 파견해 운영한다. 그러나 안정적인 법인 운영을 위해선 현지 문화를 잘 이해하고 전문성을 보유한 인력을 채용할 필요성이 커진다. 센터는 관련 지원을 위해 지난해 채용박람회에 참가해 구직자와 상담을 지원했다. 세이센대 산학협력단과 연계해 단기 인턴십도 추진했다.
KSC 도쿄는 올해로 운영 3년 차에 접어들었다. 그는 “센터 개소와 함께 입주한 기업들이 5월 졸업 후 도쿄 내에서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구축하도록 파트너 매칭, 사무공간 확보 등을 지원하고자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아직 졸업기업 네트워크가 구축되지는 못했지만, 개소기업들이 졸업 후에도 지속적인 인연을 이어가고 성장동력을 확보하게끔 하려 한다”며 “후속지원이나 신규 입주기업과 멘토링 등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해 일본 진출 스타트업 간 커뮤니티를 구성하는 게 중장기적 목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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