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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캉스 넘어 브랜드 경험으로”…호텔가, 이색 콜라보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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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희나 기자I 2026.09.04 17:4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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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스프레소, 신라호텔·소피텔과 '미식 커피' 경험 만들어
디아지오 조니워커, 5성급 호텔과 페어링 선보여
'숙박' 공간에서 '체험'으로…협업 통해 '이색 콘텐츠' 제공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서울 홍대 인근 롯데호텔 L7 루프탑 수영장에 너구리가 나타났다. 너구리 캐릭터가 DJ 부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투숙객들은 풀사이드에서 끓인 라면을 야경과 함께 먹는다. 농심 ‘너구리’와 L7 홍대 바이 롯데호텔이 손잡고 선보인 체험형 팝업 ‘너구리의 라면가게’다.

“호캉스 넘어 브랜드 경험으로”…호텔가, 이색 콜라보 열풍
호텔이 바뀌고 있다. ‘숙박’의 공간에서 글로벌 브랜드들의 ‘체험 거점’으로 진화하고 있다. 주류·커피·식품·자동차 등 이종 산업과의 협업을 통해 색다른 미식과 공간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은 11월 30일까지 커피 브랜드 네스프레소와 협업해 크루아상&커피 페어링 메뉴를 선보인다. 눈에 띄는 것은 객실 서비스다. 투숙객은 객실에서 커피와 크루아상을 함께 즐길 수 있으며 객실 주문부터 서비스까지 하나의 미식 경험으로 구성했다. 앞서 네스프레소는 서울신라호텔과 객실 패키지, 체험형 팝업 공간을 운영하고 커피와 과일, 탄산 등을 조합한 시즌 음료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러한 협업은 커피의 소비 공간을 카페에서 호텔 객실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네스프레소가 호텔 객실에 커피머신을 제공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호텔 셰프와 공동으로 메뉴를 개발하고 객실 서비스까지 결합해 브랜드 경험으로 만든 것이다.

디아지오코리아는 10월 31일까지 두 달간 서울 5성급 호텔 6곳에서 ‘조니워커 블루 스페셜 페어링 메뉴’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파크 하얏트 서울 ‘더 팀버 하우스’,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마리포사’, 웨스틴 조선 서울 ‘라운지&바’,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라티튜드32’, 시그니엘 서울 ‘바81’,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 ‘더 로그’가 참여한다. 조니워커 블루를 활용한 스페셜 칵테일과 니트, 각 호텔의 특색을 반영한 페어링 메뉴를 묶어 패키지로 구성했다. 이번 협업의 핵심은 조니워커 블루를 단순히 ‘마시는 술’이 아니라 호텔의 공간과 음식, 서비스가 결합된 프리미엄 경험으로 확장했다는 데 있다. 일반 주류 판매점이나 바가 아닌 5성급 호텔을 소비 공간으로 선택하면서 브랜드의 고급 이미지를 강화하는 전략이다.

“호캉스 넘어 브랜드 경험으로”…호텔가, 이색 콜라보 열풍
L7 홍대 바이 롯데호텔은 농심 ‘너구리’와 손잡고 도심 전망과 물놀이, 라면을 함께 즐기는 ‘너구리의 라면가게’를 운영한다. 22층 루프톱 수영장에서 라면을 직접 끓여 먹을 수 있도록 하고 너구리 캐릭터 포토존과 DJ 너구리, 풀파티 콘셉트를 결합했다. 라면이라는 대중적인 상품에 호텔의 야경과 수영장, 음악, 캐릭터를 더해 SNS에서 공유할 수 있는 콘텐츠로 만든 것이다.

최근 호텔업계의 협업 범위는 식음료를 넘어 자동차와 주거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워커힐 호텔앤리조트는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와 협업해 야외 수영장 ‘리버파크’에 공동 브랜딩 공간을 마련하고 여름 패키지를 선보였으며, 현대기아차와의 협업을 통해 고객 이동 편의성을 높였다. 교통플랫폼 ‘셔클’ 서비스에 특화된 11인승 미니버스를 통해 고객들이 객실, 레저시설, 레스토랑 등 호텔 내 주요 시설과 공간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호텔을 숙박시설이 아니라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만나는 플랫폼으로 확장하려는 움직임이다.

호텔업계의 브랜드 협업이 늘어나는 배경에는 ‘경험 소비’가 자리 잡고 있다. 과거 호텔의 브랜드 협업은 객실 패키지에 화장품이나 굿즈를 제공하거나 특정 브랜드 제품을 증정하는 방식이 많았다. 최근에는 호텔 공간에서 직접 먹고 마시고 체험하는 콘텐츠로 바뀌고 있다.

호텔 입장에서는 자체적으로 새로운 브랜드나 제품을 개발하지 않으면서도 소비자에게 익숙한 브랜드의 인지도와 팬덤을 활용해 방문 동기를 만들 수 있다. 특히 객실 투숙객뿐 아니라 외부 방문객을 끌어들이는 콘텐츠로 활용할 수 있다. 외부 브랜드 역시 호텔이라는 프리미엄 공간을 통해 제품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일반 유통매장에서는 제품을 구매하는 데 그치지만 호텔에서는 셰프의 음식, 공간, 서비스를 함께 경험하면서 브랜드에 대한 인식 자체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최근 고객들은 단순한 숙박을 넘어 공간과 브랜드가 제공하는 경험과 라이프스타일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면서 “외부 브랜드와의 협업 또한 단순히 상품을 함께 판매하는 방식에서 호텔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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