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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단체 “경찰, 장제원 성폭력 사건 수사결과 발표하라”

이재은 기자I 2025.04.03 18:50:31

한국성폭력상담소·한국여성의전화 3일 입장문
"가해자 사망하면 사건 실체적 진실도 사라지느냐"
"성폭력 책임 묻지 않는 조문, 권력 재확인하게 할 뿐"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중 사망한 장제원 전 국민의힘 사건에 대해 여성단체들이 “가해자가 사망하는 사건의 실체적 진실도 사라지느냐”며 “경찰은 고 장제원 성폭력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2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백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장제원 전 국회의원의 빈소에 조문객들이 드나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의전화는 3일 입장문을 내고 “경찰은 지금까지의 수사 결과를 종합해 가해자의 혐의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발표하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 단체는 “마치 성폭력 피의자로 수사 중이었다는 사실은 전혀 없었던 듯 고 장제원 전 국민의힘 의원의 장례가 진행되고 있다”며 “직무 정지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정진석 비서실장을 통해 ‘너무나도 가슴이 아프다’고 했고 유력 정치인들의 조문은 끊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아무 일도 없었는가”라며 “피해자는 9년이라는 시간 끝에 어렵게 고소를 결심했고 3차례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며 문자메시지, 사진, 동영상, 국과수 감정 결과서, 피해 직후 상담 기록 등 소위 ‘객관적 증거’를 제출했다. 경찰도 수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었다. 그러나 가해자는 3월 28일 한 차례의 피의자 조사를 받은 후,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또다시 ‘가해 사실’과 ‘피해자의 자리’가 사라지는 것을 심각하게 우려한다”며 “성폭력을 가능하게 했고 오랫동안 고소를 망설이게 했으며 피해자가 용기를 내 고소한 뒤에도 의심과 비난을 받게 했고 가해자가 사망한 뒤 더욱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가해자의 위력에 대한 제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들 단체는 “성폭력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는 조문과 추모는 피해자에게 사라지지 않는 가해자의 권력을 재확인하게 할 뿐”이라며 “피해자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면 이를 즉각 중단하라”고 재차 말했다.

또 “사건 발생부터 종결까지 피해자의 의지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면서도 “피해자의 삶은 계속된다. 제대로 된 사과와 처벌을 통해 자신의 삶을 살고자 했던 피해자의 삶은 계속되어야 한다. 우리는 이를 위해 피해자와 끝까지 함께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 의원은 2015년 11월 17일 당시 자신의 비서이던 A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지난 1월 피소된 바 있다. 그는 지난달 28일 진행된 첫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 측 변호인은 9년 만에 사건이 드러나게 된 배경으로 “장 전 의원이 가지고 있는 막강한 힘에 대한 두려움과 성폭력 신고 이후 맞닥뜨려야 하는 상황에 대한 두려움”을 꼽으며 “촬영된 영상에는 장 전 의원이 피해자 이름을 부르며 심부름을 시키는 상황, 추행을 시도하는 상황, 피해자가 훌쩍이는 목소리로 장 전의원에게 응대하는 상황이 담겨 있다”고 했다.

이 변호인은 또 “가해자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은 진영논리로 이 사건을 바라보지 말고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가 왜 오랜 기간 침묵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라며 “대중들 또한 이 사건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진영논리를 걷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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