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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 감수성 떨어지면 손해”…성 평등 흐름 절실히 배워야
1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아티움(SM타운)에서 열리는 ‘제7회 이데일리 W페스타’의 디베이트2 ‘변화와 미래’ 세션에서는 여성들이 직장 내에서 겪는 성적인 차별에 관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우선 유리천장이다. 예전과 같이 막연하게 여성으로서 천장이 막혔다기보다 이제는 문화적인 문제로 유리천장이 생기고 있다고 한다.
박 교수는 “아직 취업에 있어서 성차별이 남아 있지만 과거에 비하면 급속도로 조건이 평등화됐다”며 “민주화와 자유화, 개인화 과정에서 우리나라는 법과 제도적 양성평등이 많이 갖춰졌다”고 말했다. 다만 이제는 문화적 문제로 여성의 유리벽을 건드리기 시작했고 열악한 작업 환경에서의 여성 처우나 성폭력 문제들이 페미니즘 문제까지 번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개인화는 여성의 자기 삶에 대한 책임성과 그 연장선상에서 부당했던 제도와 권력의 불균형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고 그 과정에서 사회적인 운동을 통해 더 촉진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변 원장도 “여전히 문화의 일면은 과거의 관습을 다루고 있다”며 “경영자들 머릿속에는 여전히 여성을 쓰면 유아 등의 문제가 딸려온다고 생각한다. 결국 여성과 기업이 충돌하면 결국 나가떨어지는 것은 여성”이라고 말했다.
이에 임 부사장은 “제도적인 면이 갖추어 졌기 때문에 유리천장은 의사를 결정할 리더가 결단을 내야 한다”며 “‘젠더 감수성’이 떨어지는 의사결정은 회사에 손해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대졸 취업자는 이미 통계를 통해 여성이 남성을 앞질렀고, 지난 5년간 30대 대기업의 여성 임원 또한 2배 가까이 늘었다. 결국 시대적으로 직장 내에서 여성의 탁월성이 인정되고 있으나 문화적 차이로 여성을 차별한다는 것은 손해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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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진 운동장 속 두꺼운 유리천장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변 원장은 “미투 이후로 가장 많은 질문을 받은 게 여성의 저항이 걱정스럽지 않냐는 질문이다”며 “어쩌면 현재 유리천장과 같은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행을 맞추려면 굉장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법적, 구조적, 문화적, 개인적 노력이 필요하므로 몸부림 수준”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약자들인 여성의 목소리를 더 많이 듣고, 왜 이렇게까지 얘기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며 “큰 틀 안에서 여성 본인들의 문제에 대해 정확하게 주장하고, 표현하고, 의논해 연대하라고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임 부사장은 스스로도 목소리 내야 밀어 올릴 수 있다는 실례를 보여줬다. 임 부사장은 “본부장 시절 대표와 독대하며 업무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순간이 있었는데 이때가 기회라 생각하고 대표에게 ‘전 책임감을 충분히 발휘할 준비가 돼 있으니 믿고 활용해 보시라’는 말을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두 달 만에 임 부사장은 임원으로 승진했다. 임 부사장은 “그때 자신이 당돌히 던진 말에 실제로 대표가 승진조치를 결심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남성 귀가 닫힌 게 아니다”…긍정적 변화 일고 있어
한편에서는 성차별에 관해 남성들의 귀가 닫힌 게 아니라고 주장했다. 직장 내 남성들의 세대가 내려갈수록 변화가 빨리 올 개연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박 교수는 “개인화, 자유화 혜택을 받은 세대는 80년대 후반 출생자들이다”며 “직장 내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30대들은 지금의 50대들과는 다르기 때문에 (나는)양성평등 문제에 관해 낙관론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미 새로운 학습이 상당히 진행됐고 40대에서 30대, 20대들에게 중추 세대가 넘어갈수록 지금 성 불평등 문제들이 해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