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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갓 구운 황남빵을 보자기에 싸 직접 선물했다. 이후 시 주석은 “맛있게 먹었다”며 이 대통령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배우 이장우가 홍보모델로 활동 중인 부창제과의 호두과자도 공식 회의 디저트로 주목받았다. 고급 포장에 담긴 제품은 최종고위관리회의(CSOM), 외교·통상합동관료회의(AMM), APEC CEO 서밋 등 주요 회의 테이블에 빠짐없이 오른 유일한 디저트였다.
부창제과는 1990년대 문을 닫았던 경주의 전통 제과점을 외손자인 F&B기업 FG 이경원 대표가 복원해 다시 세운 브랜드다. 부창제과는 이번 APEC 기간 ‘K푸드 스테이션’에서 부스를 꾸려 하루 약 1500명에 달하는 외신 기자와 행사 관계자에게 호두과자를 무료로 제공했다. 행사장에 근무 중인 경찰·소방 인력에게도 간식으로 전달해 따뜻한 디저트 외교를 연출하기도 했다.
특히 APEC CEO 서밋의 기조연설자로 참석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도 행사장에서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만찬장 테이블에 오른 호두과자 등 디저트가 참석자들의 호응을 이끌며 자연스레 이야기 소재가 돼서다. 글로벌 기업 인사들이 잇따라 사진을 남기는 모습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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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파리바게뜨는 곶감 파운드, 약과 티그레, 서리태 카스테라 등 전통 재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디저트를 제공했다. 버터 쿠키 사이에 조청 카라멜, 통들깨, 마카다미아를 넣은 ‘안녕샌드’는 한글 인사말 ‘안녕’을 새기고 전통 문양을 더해 ‘한국식 웰컴 쿠키’로 인기를 모았다. 경주 제과기업 단석가의 찰보리빵과 찰보리떡도 함께 제공돼 건강한 간식 콘셉트로 외신 기자단 등의 호응을 얻었다.
이처럼 전통 제과점부터 대기업까지 참여한 이번 행사는 지역과 기업의 경계가 허물어진 계기였다. 지역 특산 디저트가 세계 정상회의 무대에 오르며 한국의 미식과 정체성을 알리는 창구 역할을 했다. K디저트가 단순한 간식을 넘어 문화 교류와 민간 외교의 매개로 자리 잡았다는 해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번 APEC을 통해 황남빵, 호두과자, 약과, 안녕샌드 등 지역과 기업이 함께 만든 K디저트 외교가 현실이 됐다”며 “한국식 디저트가 지역 한정 상품에서 세계 무대의 공식 메뉴로 등장한 것은 상징적인 변화”라고 했다. 이어 “K푸드는 이제 미식이자 외교의 언어로 확장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