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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수학자이자 통일운동가인 안재구 선생은 1933년 10월 대구시 달성군 구지면 외갓집에서 태어나 경남 밀양에서 항일혁명가인 조부 안병희 선생 슬하에서 성장했다.
뛰어난 기량을 발휘했던 안재구 선생은 1952년 3월 경북대 사범대학 수학과에 입학했다. 1970년 이학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경북대 문리대 수학과에서 전임강사, 조교수, 부교수, 교수를 역임했다.
1960~70년대 미분기학과 응용해석학 분야에서 여러 논문을 발표하며 세계적인 인정을 받았다. 해방 후 불모지와 다름없던 한국 수학계에서 가히 독보적인 존재였다. 은사인 박정기 전 경북대 총장의 뒤를 이어 ‘경북수학지(Kyungbuk Mathmatical Journal)’를 펴내기도 했다.
경북대 제자인 여정남(1944∼1975)이 1975년 4월 인민혁명당(인혁당) 재건위 사건으로 사형당한 것을 계기로 1976년 2월 무장혁명을 목표로 한 지하 조직이었던 남민전 준비위원회 결성에 참여했다가 1979년 10월에 체포돼 1980년 사형이 선고됐다. 그러나 같은해 캐나다에서 열린 세계수학자대회에 참석했던 수학자 수백 명이 한국 정부에 보내는 구명 서한에 연대 서명한 덕분에 2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됐고, 1988년 가석방됐다.
1994년 6월 구국전위 사건으로 아들 안영민과 함께 구속돼 무기징역이 선고됐다가 1999년 8·15 특사로 풀려났다. 이후 통일연대와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등의 동향 등을 수집해 대북보고문을 정리했다는 등의 혐의로 기소돼 2017년 9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자격정지 3년 판결이 확정됐다.
이 후 안재구 선생은 청년학생, 노동청년에게 세계관, 인생관 등 철학과 해방투쟁사에 관한 내용을 강연하고 과학기술과 수학사에 관한 내용과 사회비평에 관한 문필활동을 하며 지냈다.
잘 나가던 대학교수가 사형수가 되기까지 파란만장한 일생을 담은 이 책에는 식민과 해방, 전쟁과 분단, 민주와 통일 같은 한국 현대사가 개인의 삶을 관통하고 있다.
저자 안영민 씨도 아버지와 같은 경북대 수학과 출신으로 총학생회장을 지냈다. 지역에서는 경북대 수학과 출신 부자 통일운동가로 알려져 있다.
저자인 안영민 씨는 “아버지의 올곧은 한 생은 제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거대한 산맥과 같았고, 변혁적 삶은 제가 표현하기엔 너무나 파란만장하고 장엄했다”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누가 대신 정리해 줄 수 없었기에 때로는 동지로서 아버지의 사상과 실천에 몰두했고, 때로는 아들로서 아버지가 걸어온 삶의 길 속에 몰입해 들어갔다”고 소회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