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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억이 70억으로…‘롤러코스터 과징금’ 산정기준 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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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훈 기자I 2026.09.16 16: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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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매출액 3% 기준에 50·75·100% 일률 적용
은행·보험·카드사 12곳 안팎 검사·제재 앞둬 촉각
위반 정도·피해 규모 반영해 부과기준율 세분화 추진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금융당국이 ‘롤러코스터 과징금’ 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제도 개편에 착수했다. 신용정보법을 위반하면 회사 전체 매출액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계산하지만 위반 정도를 세밀하게 반영할 기준은 부족하다. 이 때문에 금융감독원이 거액을 산출한 뒤 금융위원회가 크게 깎는 일이 반복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사진=금융위원회)
(사진=금융위원회)
금융위는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신용정보법 과징금 산정기준 개선 태스크포스(TF)’ 첫 회의를 열었다. 금융감독원과 은행·카드·보험·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해 현행 제도의 문제점과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현행 신용정보법은 과징금 상한을 금융회사 전체 매출액의 3%로 정하고 있다. 2020년 법 개정 당시 과징금 부과 대상을 개인신용정보 유출뿐 아니라 고객 동의 없는 정보 제공·이용 등으로 넓혔다. 과징금 산정 기준도 위반행위와 관련된 매출액에서 회사 전체 매출액으로 확대했다.

하지만 실제 과징금을 정하는 세부 기준은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다. 현재는 모든 금융업권에 공통으로 적용하는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을 신용정보법 위반에도 그대로 적용한다. 과징금은 회사 전체 매출액의 3%에 위반행위의 중대성에 따라 50·75·100%의 부과기준율을 곱해 산출한다. 이후 위반 동기와 사후 조치 등을 반영해 금액을 더하거나 깎는다.

예를 들어 매출액이 20조원인 금융회사는 위반행위가 가장 낮은 ‘경미’ 단계로 평가돼도 기본과징금이 3000억원에 이를 수 있다. 영업수익이 수십조원인 대형 은행은 산식상 수천억원에서 조 단위 과징금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최근 동양생명 제재는 이런 문제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동양생명은 계열 보험대리점(GA)에 고객 동의 없이 개인신용정보를 제공한 사실이 적발돼 지난 9일 약 7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하지만 현행 기준으로 처음 산출된 기본과징금은 약 1400억원이었다. 금융위의 감경을 거치며 최종 금액이 20분의 1로 줄었다.

동양생명과 비슷한 문제로 제재 절차를 밟고 있는 신한라이프와 라이나생명의 과징금에도 관심이 쏠린다. 주요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 등도 고객 동의 없이 개인신용정보를 마케팅에 활용했는지를 두고 금감원의 검사를 받았다. 은행·보험·카드사 등 금융회사 12곳 안팎이 검사를 받았거나 제재를 앞둔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개인정보 관련 법률은 위반 정도를 더 세밀하게 반영한다. 개인정보보호법은 경미한 위반에 1~30%, 유럽연합(EU)의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은 0~10%의 부과기준율을 적용한다. 금융소비자보호법도 경미한 위반에는 1~30%를 적용한다. 반면 신용정보법은 가장 낮은 부과기준율도 50%다.

금융당국은 신용정보법에 맞는 별도 산정기준을 만들고 현재 3단계인 부과기준율을 세분화할 방침이다. 고객정보의 성격과 유형, 관련 고객 수와 피해 규모 등을 과징금에 반영한다. 금융회사가 위반을 예방하거나 피해 회복에 적극적으로 나선 경우에는 감경하고, 사회적 영향이 큰 중대 위반에는 무거운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금융권의 의견을 추가로 수렴해 구체적인 산정기준을 마련하고 관련 규정을 조속히 개정할 예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위반행위에 비례하면서도 중대한 위반에는 충분한 제재 효과를 낼 수 있도록 기준을 설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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