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대체투자의 경우 현지와의 네트워크를 통한 비공개 정보 획득이 성과에 핵심인데, 그동안 교직원공제회는 해외사무소가 없었다. 이에 따라 공제회는 내년 7월 미국 뉴욕에 해외사무소를 열기 위한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 해외주식·기업금융·인프라 수익률 ‘20~30%’ 달성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교직원공제회는 작년 한 해 기금운용 수익률 11.1%를 달성했다. 세전 당기순이익은 1조518억원, 세후 당기순이익으로는 7216억원을 벌어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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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산을 보면 대체로 수익률이 한자릿수에 그치거나 마이너스가 발생했다. 각 국내 자산별 수익률은 △국내 인프라 9.1% △국내 부동산 7.2% △국내 금융대체(기업금융) 6.4% △국내 채권 5.9% △국내 주식 -5%로 나타났다.
반면 해외 자산에서는 국내보다 월등히 높은 수익률이 발생했다. 특히 △해외 주식 30.9% △해외 금융대체(기업금융) 19.9% △해외 인프라 18.7%에서 두자릿수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해외 주식이 30%가 넘는 높은 수익률을 낸 것은 작년 한 해 강세장을 보인 북미 지역 주식 및 정보기술(IT) 업종에 선제적으로 비중을 확대한 영향이다.
해외 기업금융(작년 수익률 19.9%)의 경우 바이아웃 및 세컨더리 사모펀드(PE)의 운용 호조와 사모대출 펀드의 안정적 수익 창출로 19.9% 수익률을 냈다.
해외 인프라에서는 글로벌 에너지 수요 증가, 디지털화 등에 힘입어 투자자산이 우수한 운용 성과를 보였다. 특히 배당을 많이 주는 인프라에 투자한 효과를 얻은데다, 매각차익도 있어 해외 인프라에서 18.7% 수익률을 달성했다.
해외 부동산, 해외 채권 수익률은 각각 4.3%, 4.0%로 집계됐다.
교직원공제회 전체 자산에서 해외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년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18년 당시 해외투자 규모는 11조원으로, 전체 자산의 42%였다. 작년 말에는 해외투자 규모가 약 36조원으로, 전체 자산(59조2220억원)의 절반 이상(약 61%)을 차지한다.
교직원공제회는 이처럼 해외 자산의 중요성이 높아진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해외 대체투자’(기업금융, 부동산, 인프라) 확대에 방점을 찍었다. 이를 위해 올해 ‘기금운용자산 보유 목표’를 작년 수치에서 다소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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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인프라’는 중장기적으로 안정적 현금흐름이 기대되는 자산이다. 교직원공제회는 국내 인프라 투자 기회는 다소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돼서 해외 인프라 자산에서 투자 기회를 찾으려 한다.
특히 탈탄소화·인공지능(AI) 혁명·디지털화 등 글로벌 트렌드에 따라 에너지 발전, 송배전망, 통신타워 등에서 대규모 인프라 투자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우량한 투자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대체투자 관건 ‘비공개 정보’…뉴욕사무소 세운다
부동산 투자 부문의 경우 글로벌 환경 및 수요 변화, 현금흐름 발생 여부 등을 종합 검토해서 투자 섹터를 다변화할 계획이다.
특히 선진국 위주의 데이터센터, 물류, 생명공학(라이프사이언스) 등 구조적 성장이 기대되는 ‘뉴 이코노미’ 섹터에 추가적 투자 기회가 있다고 판단했다.
반면 거시경제 변수에 대한 민감도가 큰 주식은 비중 목표치를 전년도 대비 소폭 축소(17.4→17.1%)했다.
이에 따라 교직원공제회는 내년 7월 미국 뉴욕사무소 문을 여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올해 3~6월 뉴욕사무소 개소를 위한 컨설팅을 진행한 다음 올해 7~12월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해서 추진할 예정이다.
해외 현지에 보낼 인원은 6~7명으로 예상한다. 운용인력과 지원인력 1~2명 합친 수치다. 다만 누구를 보낼지는 컨설팅을 진행한 다음 결정할 예정이다.
국민연금, 한국투자공사(KIC) 등 주요 기관투자자들은 이미 미국, 영국, 싱가포르 등에 해외사무소를 설치하고 해외투자에 필요한 글로벌 네트워크 역량을 강화하는 중이다.
국민연금은 작년 9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사무소를 열었다. 국민연금의 해외사무소 개소는 이번이 4번째로 △2011년 미국 뉴욕 △2012년 영국 런던 △2015년 싱가포르에 이어 9년 만이다.
한국투자공사(KIC)는 유망 대체투자 건 확보를 위해 작년 4월 인도 뭄바이 사무소를 공식 설립했다. 뭄바이 사무소가 있는 반드라 쿨라 콤플렉스(BKC) 지구는 금융 중심지로, 인도에서 가장 현대적이고 발전된 지역 중 하나다.
뭄바이 사무소는 KIC의 신흥국 첫 해외 거점이기도 하다. 그만큼 KIC는 인도 경제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정갑윤 교직원공제회 이사장은 “교직원공제회 운용자산의 60%가 해외 투자인데, 정작 해외 심사하는 직원들 일정을 보면 4박 6일 동안 새우잠을 자야 하는 등 심사 업무 집중에 어려움을 겪는다”며 “공제회가 내실 있는 투자처를 발굴하려면 그에 맞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해외사무소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연금, KIC 등 다른 기관은 벌써 해외사무소를 4~5개 갖고 있다”며 “교직원공제회도 해외 사무소 설립을 위한 용역을 발주했으며, 늦어도 내년 하반기가 되면 뉴욕 중심지에 세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