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엠에스(이하 녹십자엠에스)는 지난 25일 루마니아 의료기기 유통업체와 61억원 규모의 코로나19 신속항원진단키트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녹십자엠에스(142280)는 지난해 12월에만 러시아 374억원, 헝가리 138억원, 미국 2904억원 등 모두 3416억원 어치 진단키트 수출 낭보를 전했다. 또 지난해 10월말부터 12월 중순까지 두달여간 유럽에서 674억원의 진단키트 수출고를 올렸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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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십자엠에스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1134억원, 4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지난 8일 공시했다. 매출 절반가량이 진단키트에서 만들어낸 것.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저소득 국가들이 백신 확보 경쟁에 밀리면서 당분간 진단키트 시장 규모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개발도상국가 중심의 코로나 진단키트 시장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녹십자엠에스는 신흥국가 진단키트 시장을 정조준했다.
녹십자엠에스 관계자는 “PCR(유전자증폭)검사는 정확도가 100%에 가깝지만 대학병원급에서 보유한 대형 장비로만 결과분석이 가능하고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면서 “하지만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저소득 국가에선 코로나19 검사 정확도는 다소 떨어지더라도 인프라와 전문인력이 필요없는 신속항원진단키트를 선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녹십자엠에스는 이런 시장 상황을 고려해 헝가리, 폴란드, 루마니아 등 동유럽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며 “루마니아와의 61억원 규모의 계약은 초도 물량에 불과하다. 현지 의료기업과 공동으로 루마니아 보건부 입찰 시장에 도전해 9월까지 500억원까지 수출물량을 늘린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녹십자엠에스는 항원·항체·분자진단키트 각각 2종씩 총 6종이 수출 허가를 받았다. 이에 의료 인프라가 갖춰진 선진국은 물론, 의료 접근성이 비교적 낮은 개발도상국까지 다양한 의료 환경에 맞춰 진단키트를 제공할 수 있는 라인업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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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반대편에서도 녹십자엠에스 진단키트를 선택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녹십자엠에스 관계자는 “미국·유럽에서 자사 진단키트를 선택하는 이유는 신속성과 정확성을 동시에 갖췄기 때문이다. 병원에서 독감검사 받을 때처럼 코·입속을 면봉을 통해 채취한 검체만으로도 10분내 결과를 낸다. 정확도는 98%에 이른다. 경쟁사 신속항원진단키트 정확도가 87%에 불과한 걸 생각해보면 우리 진단키트를 찾을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코로나19 초기부터 한국산 진단키트에 대한 명성이 높아지면서 믿고쓰는 ‘한국산 코로나 진단키트’로 확실한 입지를 굳힌 것도 수출에 도움을 주고 있고 귀뜀했다.
지금까지의 계약 규모만으로도 녹십자엠에스의 올해 매출액은 지난해 기록한 1134억원을 크게 웃돌 전망이다. 미국 공급계약 규모만 해도 지난해 매출의 약 3배 수준이고 지난해 10월말 이후 유럽 수출 물량은 733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루미나아 보건부 입찰 성공까지 이뤄진다면 440억원 추가 매출이 가능해진다. 결론적으로 지난해 4분기에 이뤄진 초기 선적 물량을 올해 매출에서 제외하더라도 역대급 실적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팬데믹 이후 진단키트 시장이 급격이 쪼그라 들 것이란 전망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녹십자엠에스 관계자는 “향후 팬데믹 이후에도 코로나는 풍토병처럼 계속 인류와 공존할 가능성이 높다”며 “팬데믹 이후 다소 규모가 줄어들겠지만 코로나19 진단키트가 인플루엔자 키트처럼 팬데믹 종료 후에도 상시 사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밸류에이트 파마(Evaluate Pharma)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코로나19 백신 매출 전망치는 129억달러(14.5조원)으로 평가하고 있다. 진단키트 업계에선 코로나 진단키트 시장 규모가 백신 시장 규모와 비슷할 것으로 추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