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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약 2시간 동안 ‘자영업·소상공인과의 대화’를 가지고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했다고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날 행사는 자영업·소상공인들이 현장의 어려움을 건의하고 해당부처 장관들이 답변하는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진행됐다. 소상공인연합회, 전국상인연합회 등 자영업·소상공인 협의단체 50여명, 분야별 소상공인 97명 등 모두 157명의 자영업·소상공인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임대료·인건비 등 비용문제 △자영업자 재기와 상생 △자영업 혁신 △규제개혁 등을 주제로 질의응답을 나눴다. 아울러 오찬 메뉴로는 자영업·소상공인에 힘을 내라는 의미로 오곡영양밥과 도가니탕이 나왔다.
◇홍종학 “제로페이, 3월부터 적극 홍보”…이재갑 “사회보험료 부담 완화”
우선 김성민 마트협회 회장, 이재광 가맹점주협의회장, 이병기 전통시장 상인은 카드수수료, 임대료, 제로페이 등 비용부담 문제를 제기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에 “가맹점 협상권 부여 문제는 단체 소속 가맹점과 그렇지 않은 가맹점 사이의 공정성 문제가 있다”며 “영세 가맹점의 협상은 정부가 돕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려운 자영업자 관련 대출상품 내놓고 있지만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기업은행이 1.4%의 낮은 대출상품 운영 중이다. 신용보증기금과 기업은행 등이 하반기 중에 자영업자 특화 상품 내놓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제로페이가 소비자 홍보 부족한 이유는 가맹점이 많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가맹점 수가 일정 수준이 되면 3월부터 적극 홍보하겠다”고 답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최저임금 인상 부담완화 위해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 중”이라면서 “4대 보험 가입 조건 어려울 수 있다. 사회보험료 부담 완화하는 정책이 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도 답변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아까 카드수수료에 대해서 협상할 수 있는 협상권을 주면 좋겠다는 제안이 있었다”며 “그럴 경우에 협상하는 단체에 속한 경우와 안 그런 경우 간의 차별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게 어려운 점이라고 말씀하셨다. 조금 더 넓힌다면 우리가 노동조합단체 협약의 경우에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들도 단체협약의 효력을 미치게 하는 구속력 제도 같은 것이 있다. 그렇게 확장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서 판단해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文대통령, 세금 납부 카드 수수료 문제 지적에 “국민 편의 위해 바꿔야”
상권보호와 상생 또한 이날 간담회의 주요 이슈였다. 이정식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 회장은 ‘유통산업발전법 시행규칙 상 골목상권 대표 협의체 참여’를 요청했다. 마화용 소상공인특별위원회 사무총장은 ‘라벨갈이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또 정재안 소상공인자영업 연합회 대표는 △자영업자에 대한 생활보장 제도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의 지역가입자 기준 의료보험 부과 문제 △세금 카드로 납부 시 수수료 발생 등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매출, 고용 등 구체적 수치로 적용하는 시행규칙을 2월말이나 3월초에 개정할 계획”이라면서 “골목상권 대표성이 반영될 수 있도록 지자체와 세부적 내용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홍종학 장관은 라벨갈이 문제의 심각성에 공감하면서 “합동 단속으로 나아진 것으로 아는데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으므로 직접 챙겨나가겠다”고 밝혔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사업장 가입자로 고용하면 보험료가 낮고, 고용원이 없으면 지역가입자로 전환돼 소득·재산 기준으로 부과되는데 어려운 난제 중 하나”라면서 “퇴직하고 나면 보험료 높아지는 문제점이 있다. 언제든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소상공인, 자영업자 세제 감면 혜택을 지원 중”이라고 밝혔고 최종구 위원장도 “세금 납부 관련 우대수수료를 적용 중이다. 기존 우대수수료 제도를 잘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최종구 위원장에게 “방금 세금 납부에 대한 카드 수수료 이야기가 나왔는데 세금뿐만 아니라 검찰청의 벌금 납부도 과거에는 카드 납부가 안 되다가 요즘 국민 편의를 위해서 카드 납부가 되고 있다”며 “검찰청 벌금뿐만 아니라 각종 벌과금, 과태료 또는 여러 가지 공과금들도 카드 납부가 아마 허용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만약에 안 되고 있는 부분이 있으면 국민 편의를 위해서 가능하도록 바꿀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그 경우 카드 수수료를 2% 부담해야 된다는 것은 역시 국민의 부담을 높이는 것”이라면서 “그러니 뭔가 특별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부분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다. 한 번 방안도 찾아보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내년 최저임금 동결 요청에 이재갑 장관 “최저임금 결정에 소상공인 입장 반영”
이날 간담회에서는 가장 뜨거운 감자인 최저임금 문제도 거론됐다. 방기홍 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회장은 내년 최저임금의 동결을 요청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최저임금 결정체계를 개편하면서 소상공인 입장이 최저임금위원회에 반영될 수 있도록 직접 참여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곽의택 한국소공인진흥협회 회장은 “10인 미만 소공인에 대해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고 홍종학 중기부 장관은 “소공인을 지원하는 복합지원센터를 만들어 지원하겠다”고 화답했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오늘 역사적인 자리를 만들고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이야기를 경청해주신 대통령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소상공인들은 척박한 환경과 구조적 문제 때문에 함께 뛰어갈 힘이 없었고, 힘들고 섭섭한 마음을 가졌던 것도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다만 “공정경제는 어느 정권도 하지 못했던 부분”이라면서 “소상공인들은 지원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공정한 룰 안에서 열심히 하면 잘 살 수 있다는 희망의 증거를 만드는 것이 가장 큰 소망”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소상공인연합회는 영세상인들이 혁신기업으로 발전하는 데 있어서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면서 “소상공인들의 목소리를 경청해주시고, 배려해주시는 부분에 대해서 감사드리고 저희도 열심히 최선을 다하고 대통령님과 함께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文대통령 “정부, 해야 할 일이 아직 많다고 느낀다”
문 대통령은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한 뒤 마무리 발언을 통해 “정부가 노력을 많이 하고 있지만 여전히 현장에는 아직도 어려움이 많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는 그런 기회였다”며 “정부가 해야 할 일이 아직도 많다고 느끼고 가야 할 길이 멀다고 그렇게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울러 “오늘 아주 생생한 목소리 잘 들을 수 있는 기회였다”며 “말씀하실 기회가 충분하지 못할 텐데 장관님들께서도 평소에도 이런 자리 아니더라도 현장과 활발하게 만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노력을 조금 더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