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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가 찾은 K-디지털…블록체인·결제 인프라 본격 수출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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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영 기자I 2026.07.15 14:45:05

에티오피아, 디지털ID 4700만명 구축…e-KYC·금융 연계 추진
DSRV, 오프라인 블록체인 결제로 현지 맞춤형 시스템 구축
BC카드, 결제망·정산 인프라 수출…"스테이블코인 시대 대비"
월드뱅크 "디지털 ID 금융·공공으로 확장…韓 운영 노하우 경쟁력"

[이데일리 정윤영 기자] “기존에 있던 블록체인 결제 시스템을 그대로 수출한 게 아닙니다. 현장 상황에 맞게 저희 기술로 시스템을 처음부터 재설계했습니다.”

Ethiopia x K-Digital Connect 2026 포럼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아랫줄 왼쪽 세 번째부터) 김종현한국핀테크산업협회 회장, 라헬 아브라함 에티오피아 총리실 국가 신분증(ID) 담당 국장, 서병윤 DSRV 공동대표, 바이디 시 월드뱅크 디지털 전문관, (윗줄 왼쪽 첫 번째) 비니엄 쉬페로우 월드뱅크 디지털 전문관 (사진=DSRV)
Ethiopia x K-Digital Connect 2026 포럼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아랫줄 왼쪽 세 번째부터) 김종현한국핀테크산업협회 회장, 라헬 아브라함 에티오피아 총리실 국가 신분증(ID) 담당 국장, 서병윤 DSRV 공동대표, 바이디 시 월드뱅크 디지털 전문관, (윗줄 왼쪽 첫 번째) 비니엄 쉬페로우 월드뱅크 디지털 전문관 (사진=DSRV)
서병윤 DSRV 공동대표는 15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열린 ‘Ethiopia x K-Digital Connect 2026’ 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ODA(공적개발원조)를 통한 한국형 AI·디지털 인프라 수출 전략’을 부제로 한 이번 포럼에는 에티오피아 정부 방한단과 월드뱅크,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등 국내외 기관과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행사는 한국핀테크산업협회가 주최했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에티오피아의 디지털 전환 현황과 이를 뒷받침할 재원과 정책 협력 방안이 논의됐다. 라헬 아브라함 에티오피아 총리실 국가 신분증(ID) 담당 국장은 “지난 4년간 개인의 유일성을 증명하는 기반형 ID를 구축해 왔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4700만명이 등록했고 하루 200만건의 인증이 이뤄진다.

에티오피아의 국가 신분증 ‘파이다(Fayda)’는 플라스틱 카드 외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이나 종이 출력 형태로도 쓸 수 있고, 인쇄된 QR코드를 창구에서 스캔해 본인을 확인한다. 인터넷 보급률이 100%가 아닌 만큼 오프라인 인증을 함께 지원한다. 파이다는 은행·농업·행정 등 150개 이상 기관의 서비스 창구와 연계돼 있다.

아브라함 국장은 전자 고객확인(e-KYC)과 기존 부문별 데이터와의 연결을 우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에티오피아 중앙은행 산하 30여개 은행을 통해 e-KYC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2주간 국내 기업들을 방문했다며 한국의 디지털 금융 운영 역량에 관심을 나타냈다.

비니엄 쉬페로우 월드뱅크 디지털 전문관이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정윤영 기자)
비니엄 쉬페로우 월드뱅크 디지털 전문관이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정윤영 기자)
비니엄 쉬페로우 월드뱅크 디지털 전문관은 “월드뱅크는 에티오피아의 디지털 ID, 사이버 보안 등 디지털 공공 인프라(DPI) 구축을 지원해 왔다”며 “이번 교류에서는 디지털 ID가 금융·농업·공공서비스로 확장되는 과정에 필요한 한국의 운영 역량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월드뱅크는 에티오피아를 대상으로 한 협력 전략에 따라 2030년까지 차관과 무상원조, 기술지원을 병행한다. 국가 단위 사업의 초점은 정부 클라우드와 시민 ID 등 디지털 인프라다. 이와 별도로 역내 무상원조 사업을 운영하며, 역량 개발과 국경 간 디지털 연결, 디지털 ID를 활용한 정부 데이터 제공, 디지털 무역 인프라를 다룬다.

이어진 세션에서는 아프리카 현지에서 실증을 마친 국내 기업들의 사례 발표가 이어졌다. 서 대표는 마다가스카르 정부의 디지털 농업 바우처 실증 사례를 발표했다. DSRV가 맡은 사업은 월드뱅크가 지원하는 마다가스카르 농업 생태계 프로젝트 가운데 디지털 바우처 부문이다. 전체 프로젝트 규모는 1억2000만달러다. 약 1년간 진행됐다.

서병윤 DSRV 공동대표가 발표를 이어나가고 있다. (사진=정윤영 기자)
서병윤 DSRV 공동대표가 발표를 이어나가고 있다. (사진=정윤영 기자)
마다가스카르는 인구 3200만명, 1인당 국내총생산(GDP) 545달러 수준의 최빈국이다. 인터넷 보급률은 20%, 국민 80%는 은행 계좌가 없다. 서 대표는 “기존 디지털 인프라를 그대로 이식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환경이었다”고 말했다.

DSRV는 신원 확인, 통신 환경, 결제망 세 가지를 과제로 놓고 시스템을 처음부터 다시 설계했다. 서 대표는 “신분증이 없어 본인 확인이 안 되는 인구 비중이 높다 보니 한 사람이 바우처를 10장, 20장씩 받아 가는 부정 수급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DSRV는 민감한 개인정보는 현지 데이터센터에 두고, 본인 일치 여부를 확인하는 해시값만 블록체인에 기록해 중복 수급을 차단했다.

인터넷이 수시로 끊기는 점을 감안해 거래 내역을 근거리무선통신(NFC) 카드와 단말에 먼저 저장한 뒤 15분 단위로 동기화하는 오프라인 결제 방식을 적용했다. 결제 기록은 DSRV가 자체 운영하는 이더리움 레이어2 네트워크에 남겼다. 이더리움 메인넷을 그대로 쓰면 비용 부담이 커서다. 거래 한 건당 비용은 0.1센트 수준이다.

서 대표는 “마다가스카르에서 블록체인 기술의 현지 적용 가능성과 보조금 집행의 투명성 제고 효과를 확인했다”며 “이를 발판 삼아 에티오피아 등 다른 아프리카 주요국 정부와의 협력을 본격화해 디지털 인프라 수출의 선도 사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DSRV는 파일럿 대상을 9만5000명 규모로 확대하는 후속 계약을 논의 중이다. 향후 바우처 카드를 디지털 신분증과 일반 결제 수단으로 확장해 교통·헬스케어·공공정책 영역까지 넓힌다는 구상이다.

김희정 BC카드 커뮤니케이션본부장 (사진=정윤영 기자)
김희정 BC카드 커뮤니케이션본부장 (사진=정윤영 기자)
김희정 BC카드 커뮤니케이션본부장은 결제·정산 인프라로 금융 접근성을 높인 사례를 소개했다. 김 본부장은 “금융의 고속도로가 깔리면 돈이 달리고 데이터가 달리기 시작한다”며 “금융 인프라가 제대로 깔리게 되면 고객이 더 쉽게 금융에 접근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업들은 매출이 활성화될 수 있고, 정부는 세원을 투명하게 관리하거나 보조금을 더욱 투명하고 정확하게 지급할 수 있게 된다”고 짚었다.

BC카드는 인도네시아 국영은행 만디리와 합작해 결제 프로세싱 전문사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현재 16개 이상 핀테크·금융사의 결제 프로세싱을 대행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가맹점마다 은행별 단말기가 대여섯 대씩 놓이던 중복 투자 구조를 통합해 수수료를 낮췄다”며 “인도네시아의 제2의 BC카드 모델을 만든 셈”이라고 설명이다. 키르기스스탄에서는 현지 정부 산하기구와 합작법인을 세워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한 무현금(캐시리스) 정책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과의 협력 모델이다.

김 본부장은 국가 간 결제망 직접 연결 사업도 소개했다. 대만 이용자가 현지 결제 수단인 타이완페이를 한국 가맹점에서 그대로 쓸 수 있고, 반대로 국내 BC카드 고객이 말레이시아에서 결제할 수도 있는 방식이다. 김 본부장은 에티오피아의 바일 결제 수단인 텔레비르(telebirr)를 언급하며 “결제망을 연결하면 에티오피아 이용자도 한국에서 바로 결제할 수 있다”며 “스테이블코인 등이 확산되면 국가 간 결제 인프라 연결은 더 확장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본부장은 “민간 사업자가 인프라 사업을 하는 게 굉장히 어렵다”며 공공 부문이 정책과 재원을 마련하고, 핀테크 기업이 시스템과 운영 노하우를 전수하고, 현지에서 운영 정책과 수요를 반영하는 민관 협력 모델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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