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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업계는 이번 법안 통과로 중장기 투자 여건의 불확실성이 일부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규모 설비 투자가 필수적인 산업 특성상 전력과 용수, 부지, 인허가 절차 등에 대한 지원 근거가 명문화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투자 집행과 공장 증설 과정에서 행정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하지만 업계는 법 통과를 환영하면서도 체감 효과에는 선을 긋는 분위기다. 세제·인프라 지원은 중장기 투자 판단에 도움이 되지만, 근로시간 유연화가 빠지면서 첨단 공정과 차세대 메모리 개발 속도에는 제약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반도체 R&D는 공정 개발과 수율 안정화 단계에서 장시간·집중 근무가 반복되는 구조다. 설비가 24시간 가동되는 환경에서 연구 인력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변수에 대응해야 한다. 특히 양산 직전 수율을 끌어올리는 구간에서는 수주 단위 집중 대응이 성패를 가른다는 게 현장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HBM4 등 차세대 제품 개발은 글로벌 고객사의 공급 일정과 직결된 데드라인 경쟁”이라며 “연구 흐름이 끊기면 기술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주요 경쟁국과의 제도 차이도 거론된다. 미국은 일정 수준 이상 고소득 전문직에 대해 근로시간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 제도를 운영 중이며, 일본은 전문 업무 종사자를 대상으로 재량근로제를 허용하고 있다. 대만 역시 핵심 연구 인력에 대해 프로젝트 단위의 탄력 근무가 가능하도록 운용하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재계에서는 국내 R&D 인력 생산성이 경쟁국 대비 낮은 배경 중 하나로 경직된 근로 규제를 꼽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들은 HBM과 차세대 공정 경쟁이 본격화된 상황에서 개발 일정과 양산 타이밍이 시장 주도권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HBM4 양산 시점을 둘러싼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근로시간 규제가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별법의 실효성이 시행령과 후속 제도 설계에 달렸다고 지적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주요 기업들이 설비 증설과 추가 투자를 병행하는 국면에서 전력·용수 등 인프라 지원의 정책적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법안 통과를 계기로 현장에 맞는 보완책을 단계적으로 마련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