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정동영 무인기 유감 표명 다행”…북한의 속내는?(종합)

김인경 기자I 2026.02.13 13:32:56

김여정 "북 영공 침범 등 주권침해 재발 방지 담보해야"
통일부 "남북 공동 노력 필요…대책 마련해 시행"
韓 정부 추진 '' 9·19 남북군사합의'' 복원에 응할지 주목
"무인기 사태 책임 한국에 귀속, 일방향적 메시지" 평가도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최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대북 무인기 침투 사건에 대한 유감 표명에 대해 ‘비교적 상식적인 행동’이라고 평가했다. 우리 정부는 한반도의 긴장 완화 가능성을 시사한 담화라고 환영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연합뉴스 제공]
13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부부장은 전날(12일) 담화를 통해 “새해 벽두에 발생한 반공화국 무인기 침입사건에 대하여 한국 통일부 장관 정동영이 10일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시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정 장관은 지난 10일 저녁 명동성당에서 열린 미사에서 “자칫 전쟁이 날 뻔했던 무모하고 위험천만한 행위였으며, 두 번 다시 있어서는 안 될 대단히 불행한 사건”이라며 “북측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무인기 사태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무인기 사건에 대해 정부 고위 당국자가 북한에 유감을 표명한 것은 처음이었다.

김 부부장은 “한국 당국은 자초한 위기를 유감 표명 같은 것으로 굼때고 넘어가려 할 것이 아니라 우리 공화국 영공 침범과 같은 엄중한 주권 침해 사건의 재발을 확실히 방지할 수 있는 담보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반공화국 무인기 침입 행위를 감행한 주범의 실체가 누구이든, 그것이 개인이든 민간단체이든 아무런 관심도 없다”며 “우리가 문제시하는 것은 우리 국가의 영공을 무단 침범하는 중대주권침해행위가 한국발로 감행되였다는 그 자체”라고 지적했다.

김 부부장의 담화문에 일단 우리 정부는 “북한이 한반도 긴장 완화와 우발 사태 방지를 위한 남북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한다”며“한반도 긴장을 바라지 않는 마음은 남과 북이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윤민호 통일부 대변인은 최근 발생한 무인기 사건에 대해서는 “정부의 원칙에 반하는 중대 사안”이라며 철저한 진상 조사와 함께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 즉시 시행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9·19 군사합의는 군사적 긴장 완화와 우발적 충돌 방지, 무인기 사태 재발 방지에 유효한 합의”라며 복원하는 방향에 대한 검토도 이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통일부는 김 부부장이 담화에서 ‘영공 침해’ 등 ‘남북 두 국가’ 기조를 강조한 것에 대해서는 “북측에서 그렇게 주장한 것이며, 우리가 수용하거나 인정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의 입장대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선을 그었다.
윤민호 통일부 대변인이 13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담화에 대한 우리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김 부부장이 정 장관의 유감 표명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임에 따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9·19 남북군사합의 중 비행금지구역 설정 복원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지난 2018년에 체결된 9·19 군사합의는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지상·해상·공중의 적대행위를 중지하고 완충 구역을 설정해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공중 분야에서는 군사분계선 주변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해 정찰 및 군용기 운용 범위를 제한하는 내용이 있어, 민간 무인기의 대북 침투 시도를 정부가 공식적으로 단속할 수 있는 근거로 평가되기도 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김 부부장의 담화가 나왔다는 것은 우리측 조치들을 예의주시하고 있음을 방증한다”면서 “긴장완화를 위해서는 어차피 재발방지책이 필요하므로 이를 남북관계 개선의 신뢰회복 계기로 삼아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다만 이번 담화는 북한 주민이 주로 보는 노동신문에는 실리지는 않았다. 이달 열릴 것으로 보이는 9차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주민들 사이에서 잘못된 해석이 도는 것을 피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게다가 북한은 한국 내 군경합동조사가 진행중인 가운데에도 정 장관의 발언만 언급하며 이번 사안의 책임을 재빠르게 ‘한국 탓’으로 돌렸다는 분석도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2년간 한국을 적대국으로 규정하고 주민들에게 주입해온 만큼, 한국의 사과를 수용하는 것이 부담스러웠을 수 있다”면서도 “이번 북한의 수용은 무인기 사태의 책임을 한국에 귀속시킨 것이며 재발 방지를 위한 남북 대화의 입구를 열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한국 책임론 확정하고 재발을 경고하는 일방향적 메시지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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