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투자 늘었는데…비중 키운 건 ‘레버리지·인버스’였다

박순엽 기자I 2026.02.13 13:26:45

10만 2380명 계좌 분석, 해외자산 비중 17.2%→48.4%
해외 개별종목 투자 3~5%…대부분 ETF·ETN 등 ETP로
‘고배율 3배’에 몰리는 해외 ETP 자금…국내 시장 4배
“청년층·소액투자자 맞춤형 금융교육·위험경고 강화해야”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코로나19 이후 ‘서학개미’ 열풍으로 개인투자자의 해외투자가 빠르게 늘었지만, 해외투자 비중 확대는 개별 해외주식을 장기·분산으로 담는 흐름보다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상품(ETP)을 활용한 단기 매매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강소현·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이 최근 발간한 ‘개인투자자의 해외투자 특징 및 성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0~2022년 국내 대형 증권사 개인투자자 10만 2380명 계좌를 분석한 결과 해외자산 비중은 2020년 6월 17.2%에서 2022년 말 48.4%까지 확대됐다.

(표=자본시장연구원)
다만 보고서는 ‘해외 비중 확대’의 경로가 개별 해외주식 확산과는 거리가 있다고 짚었다. 해외 개별종목 투자는 전체의 3~5% 수준에 머문 반면, 나머지 대부분은 상장지수펀드(ETF)·상장지수증권(ETN) 등 ETP 형태로 집계됐다.

특히 분석 기간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레버리지·인버스형 ETP를 활용한 단기 매매가 급증했고, 이 흐름이 해외 ETP 잔액과 해외 비중 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해외투자 인구’도 빠르게 늘었다. 2020년 초 해외자산을 보유한 해외시장 투자자 비중은 4.7%였지만 2021년 4월 말 11.6%로 두 배 이상 확대됐고, 2022년 말엔 약 13% 수준에 도달했다.

전체 기간 해외주식·ETP를 1회라도 보유·거래한 해외시장 투자자는 전체 중 15%였고, 연령대별로는 20대 25%, 30대 23%로 젊은 층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자산 규모가 커질수록 해외시장 투자자 비중은 더 올라 일평균 보유 자산 3억원 이상 구간은 64%에 달했다.

해외 ETP 내부에서도 ‘고배율’ 쏠림은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다. 해외 ETP는 겉으로는 1배 상품이 77%로 다수를 차지하지만, 나머지 23% 가운데 3배 레버리지 ETF 비중이 81.1%에 달해 ‘남은 몫’의 대부분이 고배율 상품에 집중돼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또 해외 레버리지·인버스 ETP 보유 규모는 국내 레버리지·인버스 시장의 4배를 웃돌며, 2022년으로 갈수록 보유 규모와 비중이 확대되는 흐름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특히, 젊은 층의 레버리지 선호가 두드러졌다. 해외 레버리지 ETP 투자 비율은 20대는 2020년 9.2%에서 2022년 14.7%로 높아졌고, 30대는 10.0%에서 21.6%로 상승했다.

성과 측면에선 경고도 제기됐다. 보고서는 국내외 자산을 모두 포함한 전체 투자성과가 같은 기간 주식시장 수익률에 비해 전반적으로 부진했으며, 거래비용을 감안할 경우 손실 투자자가 이익 실현 투자자보다 많았다고 설명했다.

해외시장 참여로 포트폴리오 수익률과 위험조정 성과가 개선되는 효과가 관찰되기도 했지만, 그중 절반가량은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한 성과에 그쳤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정책적 시사점으로 청년층·소액투자자를 대상으로 맞춤형 금융교육과 디지털 기반 위험경고 체계를 확대하는 한편, 레버리지·인버스 ETP 등 고위험 상품에 대해 상품 설계·공시·판매 관행 점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개인형퇴직연금(IRP)·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 장기 투자용 계좌를 활용해 광범위 분산형 상품에 장기·지속 투자한 경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성과가 관찰된 만큼, 장기·분산투자 유인을 높이는 제도 개선도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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