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미끼로 전쟁터까지…러-우 외국인 노동자 쟁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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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원 기자I 2026.02.23 16:48:31

러·우크라, 글로벌사우스 인력 유치 경쟁 양상
러시아 취업허가 2.5배…인도인 발급 10배↑
취업 빙자 전선 투입 피해 사례 잇따라 전해져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시 인력 부족을 메우기 위해 글로벌사우스(Global South, 신흥·개발도상국) 외국인 노동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병력 동원에 따른 노동력 공백이 심화하는 가운데 인도, 네팔, 방글라데시 등 남아시아 국가 출신 노동자를 둘러싼 양국의 쟁탈전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이 23일 보도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오데사에서 러시아의 최근 드론 및 미사일 공습으로 파손된 변전소를 작업자들이 수리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닛케이에 따르면, 러시아 내무부가 지난해 비자 필요 외국인에게 발급한 취업허가는 24만건으로 집계됐다.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전인 2021년 대비 2.5배 급증한 수치다. 이 중 인도 대상 발급 건수는 5만 6000건으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으며, 2021년보다 10배 늘었다.

방글라데시(2021년 대비 400배)와 스리랑카(6.9배)를 대상으로 한 발급 건수도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러시아는 지난해 12월 인도와 단기 취업 절차 간소화 협정을 체결하고 연간 7만명 이상의 인도인 노동자 수용을 계획하고 있다.

인도 인력 파견업체들의 웹사이트에는 자동차 정비사, IT 기술자, 농업 종사자 등 러시아 기업의 구인 공고가 줄을 잇고 있다. 인도 파견업체 암베 인터내셔널은 지난해부터 러시아 인력 소개를 시작했다. 이 업체 관계자는 “젊은 인력이 풍부한 인도 노동자는 적응력이 높고 비용 효율적이라는 인식이 러시아 기업 사이에서 퍼져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북서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인도 출신 노동자들이 도로 청소와 제설 작업에 투입되고 있다. 숙식 제공에 월급 10만 루블(약 187만원) 수준을 받으며 러시아어 교육도 지원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보다는 늦었지만 우크라이나 역시 외국인 노동자 유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외국인 취업허가 발급 건수가 7000건을 넘어 전년 대비 약 15% 늘었다. 건설 현장에서 남아시아 출신 노동자 의존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의회에서는 단기 체류 및 취업허가 취득 절차를 간소화하는 법안이 조만간 심의될 예정이다. 인재파견업체 고워크는 인도·네팔 노동자의 채용 지원 사업을 시작했으며 농업 분야로도 파견을 확대할 방침이다.

배경에는 심각한 노동력 부족이 있다. 병사 파견으로 러시아 실업률은 2.2%로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침공 전 4%를 웃돌던 것과 대조적이다. 코차코프 러시아 노동사회보장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연간 170만명의 노동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역시 향후 10년간 450만명의 노동력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되며, 건설·의료 분야에서는 인력 부족률이 40%에 달한다.

다만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아시아·아프리카 등지에서 직업 훈련을 미끼로 러시아에 건너갔다가 전쟁터로 보내졌다는 피해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인도 외무부는 지난해 12월 러시아군에서 전투 중인 것으로 확인된 인도인이 202명이라고 밝혔다. 26명이 사망하고 7명이 행방불명인 상태다. 케냐 정부도 이달 1000명 이상이 러시아군에 모집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19일(현지시간) 러시아 로스토프 지역의 사격장에서 러시아 남부군관구 소속 별도 공병부대 장병들이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과 관련해 장애물 설치, 지뢰 제거, 수상 장애물 도하 능력 향상을 위한 집중 전투훈련을 받고 있다.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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