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09월04일 15시05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김연지 기자] 유럽 민간 우주산업에 대규모 자금이 몰리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의 발사체 공백이 커진 데다가 위성 수요까지 빠르게 늘면서 독자적인 우주 운송 수단을 확보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커진 영향이다. 특히 미국 스페이스X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과 맞물리면서 유럽 각국의 민간 로켓기업이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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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현지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스페인 우주 스타트업 PLD스페이스는 일본 미쓰비시전기와 스페인 정부가 일부 출자한 투자기관 COFIDES, 미국 벤처캐피털 엔데버 카탈리스트 등으로부터 1억800만유로(약 1704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추가 유치했다. 지난 3월 확보한 자금을 합치면 이번 라운드에서만 총 2억8800만유로(약 4540억원)를 조달한 셈이다.
PLD스페이스는 2011년 설립된 스페인 민간 우주기업이다. 지난 2023년 자체 개발한 소형 로켓 '미우라1'을 발사하며 이름을 알렸다. 회사는 현재 위성을 실제 궤도에 올리는 상업용 로켓 '미우라5'를 개발하고 있으며, 이번 투자금을 미우라5 개발과 생산능력 확대, 발사시설 구축 등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투자자들이 PLD스페이스에 주목하는 배경에는 유럽의 만성적인 발사체 부족 문제가 있다. 유럽은 오랫동안 주력 로켓을 앞세워 독자적인 우주 발사 능력을 유지해왔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기존 로켓 사용이 어려워졌고, 기존 주력 로켓인 아리안5는 지난 2023년 퇴역했다. 후속 모델인 아리안6의 개발과 상용화도 당초 계획보다 늦어지면서 유럽의 자체 발사 역량은 한동안 크게 위축됐다.
발사체 공백은 미국 스페이스X에 대한 의존으로 이어졌다. 유럽이 자체 제작한 일부 위성마저 스페이스X의 팰컨9에 실어 보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으로, 위성을 설계하고 생산할 역량은 갖췄지만 정작 이를 궤도에 올리는 과정에서는 미국 기업에 의존하는 구조가 형성된 셈이다.
발사체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위성 수요는 오히려 빠르게 늘고 있다. 유럽에선 통신과 기상관측은 물론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정찰과 군사통신 등 안보 분야에서 위성 활용이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유럽연합(EU)은 미국을 비롯한 역외 사업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위성통신망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로켓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자주 쏘아 올릴 수 있느냐가 유럽 우주산업의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유럽우주국(ESA)은 위성 발사 수요가 2030년을 전후해 정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아리안6와 베가C의 발사 횟수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리안스페이스는 2027년부터 아리안6를 연간 최대 10차례 발사할 계획이지만, 늘어나는 수요를 감안하면 기존 발사체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부족한 발사 역량을 메울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바로 민간 로켓기업이다. 각국 정부와 ESA가 민간기업을 새로운 발사 공급자로 키우면서 유럽에서도 발사체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ESA가 9억유로 이상을 투입하는 '유럽 런처 챌린지'를 가동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정부 주도로 로켓을 개발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경쟁력 있는 민간기업의 상업화를 지원해 발사 선택지를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지원 규모도 상당하다. ESA는 최근 PLD스페이스와 1억5890만유로 규모의 계약을 맺었고 독일 이자르에어로스페이스에도 1억9780만유로를 배정했다. 프랑스 마이아스페이스도 후속 지원 대상으로 거론된다. 여기에 벤처캐피털과 전략적 투자자 자금까지 가세하면서 유럽 민간 로켓기업들은 정부 지원과 민간 투자를 동시에 끌어들이고 있다. 발사체 부족을 해소하려는 유럽의 정책적 수요가 하나의 민간 우주산업 시장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