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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의 범행 수법은 치밀했다. 피해자들을 속이기 위해 단계별 범행 계획이 적힌 대본을 준비했다. 철물점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의 피해 사례를 보면, 1차 유인책이 군 부대 장교를 사칭해 전동 드릴 구매 의사를 밝힌다. 유인책은 국방부 명의 위조 공문을 제시하며 피해자의 신뢰를 얻었다. 이어 피해자에게 군부대에서만 사용하는 질식소화포를 특정 업체를 통해 구해줄 수 있는지 문의했다. 2차 유인책은 질식소화포 업체로 위장해 피해자에게 연락한 뒤, 시세보다 저렴하게 판매할 것처럼 속였다. 피해자가 대금을 입금하면 조직원들은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
이들은 피해자들의 심리까지 분석해 입금 요구액을 정했다. 거래 규모가 클 경우 범행이 발각될 가능성을 고려하고, 소상공인이 1000만원이라는 금액에 부담을 느낄 것이라 판단해 가로챌 금액을 일괄 900만원으로 정했다. 범행에 사용한 시나리오는 계속해서 수정했다. 사칭 기관이 병원·대학·군부대로 계속 바뀐 이유다.
이 과정에서 ‘연휴엔 상점들이 쉬는데 그땐 어떻게 해야 하느냐’ 등 치밀한 시나리오 점검 절차를 거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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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범행은 지난해 6월 국가정보원이 입수한 첩보를 통해 수사망에 포착됐다. 첩보를 입수한 합수부는 같은 해 9월부터 국내 체 류중이던 조직원 6명을 검거했다. 이어 10월부터 캄보디아 수사당국과 실시간 국제공조를 펼쳐 조직원 17명을 캄보디아 현지에서 검거했다. 현지에서 검거된 조직원들은 40일만에 국내로 송환됐다. 통상 국내 송환까지 수 개월에서 1년이 가까이 소요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합수부 관계자는 “정부 역량을 결집해 실시간으로 공조했고, 캄보디아 현지 당국이 적극 협조한 덕분에 신속하게 송환을 완료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검찰 조사 결과 23명의 피의자 중 11명은 보이스피싱 사기 등 유사 사건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3명은 피싱 범죄에 사용된 유심이나 통장 계좌를 제공해 처벌받은 전력이 있었다. 조직원들에 대한 감금·폭행 등 가혹행위는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도박빚 등을 갚기 위해 자발적으로 사기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수부 관계자는 “해외 체류 중인 외국인 총책 등 노쇼사기 범죄단체의 조직원에 대하여 계속 수사하는 한편, 국내 가담자에 대해서도 엄정하게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군부대 등 공공기관의 경우 특정 업체를 통한 대리구매를 요청하는 경우가 없으므로 무조건 ‘사기’라고 생각하고 의심해 대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범정부 초국가적 범죄 특별대응 TF와 긴밀히 협력해 조직적 비대면 사기 범죄로부터 국민을 안전하게 보호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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