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만명 투자하는데 코인법 너무 허술”…법학자들 발끈

최훈길 기자I 2026.01.06 18:18:46

가상자산법학회, 디지털자산 기본법 지연에 쓴소리
스테이블코인법 논의도 표류 “한은 마냥 미룰텐가”
“기상천외한 코인 사건 우려돼, 체계적 제도화 시급”
규제 공백으로 사고 발생 시 2030세대 타격 우려돼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스테이블코인 관련 디지털자산 기본법(2단계 입법) 정부안 확정이 난항을 빚고 있는 가운데 법학자들도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했다. 이미 1300만명이 넘는 국내 투자자들이 디지털자산을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고 글로벌 법제화도 잇따르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관련 정부안조차 마련돼 있지 않아서다.

박승두 한국가상자산법학회장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학술세미나(주최 한국가상자산법학회, 한국지주회사법학회,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 ‘가상자산법의 현황과 전망’ 주제 발표에서 “가상자산이 등장한지 오랜 세월이 지났는데 우리나라 관련 법 체계가 너무나 허술하다”고 지적했다.

박승두 한국가상자산법학회장(왼쪽부터), 이광택 국민대 명예교수, 최철호 청주대 법학과 교수가 6일 국회도서관에서 디지털자산 관련 제도화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최훈길 기자)
2024년 7월에 시행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1단계 입법)은 디지털자산 관련 사고가 나지 않게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담은 것이다. 현재 논의되는 디지털자산 기본법(2단계 입법)은 시장 구조, 산업 규율 등 불투명한 부분을 전반적으로 다룬 제도다. 1326만명(지난달 22일 업비트 누적 회원 기준) 코인 투자자들의 투자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법제이기도 하다.

2단계 입법에는 금융위와 한은 간 이견이 큰 스테이블코인 발행 관련 내용뿐아니라 디지털자산 법적 분류 체계, 증권형 토큰 발행(STO) 규율, 거래소 등 사업자 관련 라이선스 체계, 시장질서·공시·상장 규칙, 감독체계 정비 등의 내용까지 담고 있다. 누가, 어떻게, 어디까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제도화 하는 일종의 ‘디지털자산 헌법’ 같은 기본 토대가 되는 법제다.

미국은 지난해 지니어스 법안을 처리했고 오는 15일 디지털자산 관련 시장 구조 법안(CLARITY Act·클래리티 액트) 법안 논의를 앞두고 있다. 가타야마 사츠키 일본 재무상은 지난 5일 도쿄증권거래소에서 열린 올해 첫 거래 기념행사(대발회)에서 2026년을 ‘디지털 원년’으로 규정하면서 전통금융과 디지털자산 합종연횡 관련 제도화를 예고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구체적인 논의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달 민주당 디지털자산태스크포스(TF)는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등이 마련한 디지털자산 기본법 정부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하지만 금융위, 한은 간 이견으로 정부안 제출이 불발됐고 연내 논의가 무산됐다. 이후 민주당은 연초에 정부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논의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1326만명(지난달 22일 업비트 누적 회원 기준) 코인 투자자들 중 절반 이상이 30대 이하 젊은 세대들이다. 디지털자산 규제 공백이나 불명확한 현 상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사고나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20~30세대들이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받을 우려가 크다. (사진=두나무)
최철호 청주대 법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법제를 EU식 포괄 규제로 갈지 일본식 금융 모델로 갈지, 일본이 (디지털자산을) 금융법 체계 안으로 편입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 논의할 질문이 많다”며 “지금 가상자산이 대규모로 거래되고 있는데 한은은 마냥 미루기만 하면 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김형주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 이사장은 “국가 전체적으로 가상자산에 대해 제도적으로 규정해야 할 부분이 많은데 법제화가 늦었다”며 “구체적인 제도화 논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박승두 회장은 “미국의 코인 ETF 허용으로 투기 양상이 짙어지면서 앞으로는 더욱 엄청난 기상천외한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더 경각심을 가지고 시장을 분석하며 분야별로 체계적인 제도화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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