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율이 높으면 민주당에 유리하다는 통념을 깨고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누르고 승리를 거머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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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플로리다대 선거연구소의 집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투표 자격이 있는 미국 유권자의 투표율이 64.52%를 기록하고 있다.
만약 이 수치가 그대로 확정된다면 투표율은 미 역사상 세 번째이며, 21세기 들어서는 2020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투표율이 된다. 미 역사상 투표율이 가장 높았던 때는 1900년(73.7%)이었으며, 그 다음으로 2020년(66.4%)였다.
플로리다대 선거연구소가 1960년 이래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대통령 선거를 분석한 결과 상위 5개 대통령 선거 중 민주당 후보가 4개 승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 바이든이 2020년 66.4%로 가장 높았으며, 그다음으로 존 F. 케네디가 1960년에 63.8%, 린든 B. 존슨이 1964년에 62.8%, 버락 오바마가 2008년에 61.6% 순이었다.
이처럼 그간 투표율이 높으면 투표에 소극적인 청년층과 유색인종 등을 지지층으로 둔 민주당에 유리하다는 것이 통설이었지만, 이번 대선에선 통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낙태권 보호와 기후변화 대응을 중시하는 젊은층도 지지기반으로 삼았지만, 이번 선거에선 트럼프 당선인에 넘어갔다.
AP통신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2020년 전체 유권자 중 18~44세 사이 유권자가 36%를 차지했으며, 이들 가운데 57%가 바이든을, 40%가 트럼프를 지지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전체 유권자 중 18~44세 사이 유권자가 40%로 비중이 높아졌으며, 이들 중 해리스에 투표한 유권자는 4년 전보다 5%포인트 감소한 52%, 트럼프에 투표한 유권자는 7%포인트 증가한 47%였다.
유권자의 60%를 차지하는 45세 이상은 51%가 트럼프에게, 47%가 해리스에게 투표해 4년 전과 거의 변함이 없었다. 이는 결국 트럼프가 젊은층을 공략해 승리로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출생한 ‘Z세대’와 1981년에서 1996년 사이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의 정치 참여가 높은 투표율로 이어지고 민주주의에 유리하다는 전례는 통용되지 않는 현실을 보여준다고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분석했다.
AP통신 조사에서 미국이 직면한 가장 중요한 과제를 묻는 질문에 ‘경제·고용’이 39%로 1위를 차지했고, ‘이민’ 20%, ‘낙태(규제)’ 11%가 그 뒤를 이었다. 경합주 중 동부 펜실베이니아, 남부 조지아 등 격전지에서도 순서는 같았다.
미국 보수단체인 프리덤윅스의 아담 브랜든 전 이사장은 “Z세대를 포함한 젊은층이 정책적으로는 기후변화와 낙태 등 자유주의 성향이 강한 반면 경제적으로는 부채 확대와 정부 개입을 싫어하는 보수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앤서니 파울러 미국 시카고대 정치학 교수는 “트럼프에 대한 표심이 지역과 인종, 성별을 불문하고 균일하게 이동했다. 특히 여성과 유색인종 표심이 몰린 것은 주목할 만 하다”며 “민주당이 지지를 회복하려면 보다 온건한 정책을 내세울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편, 전체 득표수로 봐도 트럼프는 한국시간 기준으로 8일 오전 5시30분 기준 7279만표를 획득, 해리스(465만표)를 앞서고 있다. 공화당 후보가 총 득표수에서 민주당 후보를 앞지른 것은 2004년 43대 대통령이었던 조지 부시 전 대통령 이후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