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 통화 유출' 강효상 전 의원, 대법 판결에 헌법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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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I 2026.03.11 15:18:17

2019년 文-트럼프 방한 관련 통화 내용 누설 혐의
1월 대법서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 유죄 확정
"외교기밀 추상적이고 모호해"…재판소원은 불가

[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한·미 정상 간 통화 내용을 유출한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강효상 전 국회의원이 형법상 외교상 기밀 누설 처벌 조항의 위헌 여부를 헌법재판소에서 다투기로 했다.

강효상 전 의원. (사진=뉴시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강 전 의원은 최근 형법 113조 2항에 대해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해당 조항은 ‘누설할 목적으로 외교상의 기밀을 탐지 또는 수집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건은 문재인 정부 시기인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강 전 의원은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근무하던 고교 후배 외교관 A씨로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일정과 관련한 한·미 정상 간 통화 내용을 전달받았다. 이후 기자회견과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방한을 요청했다는 취지의 내용을 공개했다.

하지만 해당 통화 내용은 외교부가 ‘3급 기밀’로 분류한 정보였다. 이 사건으로 더불어민주당과 외교부는 강 전 의원과 A씨를 검찰에 고발했고 A씨는 파면됐다. 검찰은 이를 외교상 기밀에 해당한다고 보고 이들을 재판에 넘겼다.

1심 법원은 2022년 9월 강 전 의원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국가 간 외교 관계의 신뢰를 위해 공식 발표 전까지 비밀로 보호될 필요가 있는 외교상 기밀을 공개했다고 판단했으나 구체적인 외교적 파장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 이 판결은 항소심을 거쳐 지난 1월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에서 그대로 확정됐다. 강 전 의원에게 정보를 전달한 전직 외교관 A씨에게는 징역 4개월의 선고유예가 확정됐다.

강 전 의원 측은 유죄가 확정된 후 지난달 26일 문제의 형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외교기밀’은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모호해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 감정을 가진 일반인의 이해와 판단으로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가 금지되는지 도저히 파악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비슷한 군사상 기밀에 대해 헌재는 1997년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는 점을 인정해 일부위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며 “‘외교상 기밀’ 역시 기밀지정권자의 자의적 지정에 따라 그 범위가 무한히 확대될 위험성이 있다”고 밝혔다.

강 전 의원 사건은 이번 주 시행을 앞둔 재판소원 적용 대상은 아니다. 개정 헌법재판소법은 법 시행일 이전 30일 이내에 확정된 판결에 대해서만 재판소원을 허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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