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으로 사라진 여가부, 성평등부에 걸리는 기대[현장에서]

이지은 기자I 2025.10.01 16:40:12

1일 서울청사서 현판식…원민경 "모든 국민 차별 없이"
부처명에 ''여성'' 대신 ''성평등''…여성부 탄생 24년 만
젊은 남성도 포함…"중립적 용어로 기회 불균형 완화"

[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1일 오후 4시 정부서울청사 17층 복도에서는 성평등가족부의 현판식이 열렸다. 초대 수장이 된 원민경 장관은 현판을 직접 공개한 뒤 “성평등가족부는 모든 국민이 차별없이 동등한 기회와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모든 분들이 여정에 함께해주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2001년 여성부 설립 이후 24년간 이어진 여성가족부의 역사를 마감하고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과 정구창 차관 등 내빈들이 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미디어월에서 성평등가족부 현판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여성가족부의 전신인 여성부는 김대중 정부 시절이었던 2001년 1월 여성정책의 총괄·조정을 위해 18번째 정부 부처로 탄생했다. 2004년에는 영·유아 보육 2005년에는 가족 업무를 복지부로부터 넘겨받으며 여성가족부로 이름을 바꿨다. 2008년 이명박 대통령 당선 후에는 다시 여성부로 축소됐으나 정부 말기인 2010년 가족 문제 대응 요구가 높아지면서 다시 여성가족부의 이름을 되찾았다.

최근 젠더 갈등 문제가 부각되는 분위기 속에 ‘여성’을 앞세운 부처명은 정치적 논쟁과 쉽게 결부되곤 했다. 특히 지난 정부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시절부터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임기 내내 부처 존속 필요성을 둘러싼 논쟁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달 원민경 장관 취임 전까지 1년 7개월 동안 여성가족부 수장 자리는 공석인 채 대행 체제로 유지됐다.

이번 개편에서 ‘성평등’을 내세운 결정은 단순한 명칭 변경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성별 갈등을 넘어 다양한 차별과 불평등을 포괄하겠다는 의지를 담았기 때문이다. 약칭 역시 ‘성평등부’다. 성평등부 관계자는 “양성평등이란 말은 성을 두 개로 양분해 대립적으로 구분하기 때문에 갈등을 야기시키는 측면이 있다”며 “중립적인 용어를 사용하면서 성별 간 차별과 기회 불균형 요소를 완화시키는 실질적 성평등 사회를 만들겠다는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고용노동부로부터 여성고용 관련 업무를 이관받고 젊은 남성들이 경험하는 차별까지 담당하는 등의 변화는 성평등 정책 컨트롤타워로서 외연을 넓히겠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는 이번에 신설되는 성평등정책실 산하 고용평등정책관, 성평등정책관에 설치된다.

이제 성평등가족부가 맞이한 가장 큰 과제는 변화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정책으로 구현하는 것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성평등가족부로의 조직개편 과제로 △차별시정 기능 권한·연계 강화 △양성평등정책담당관 제도 확대 △저출산 대응 및 일·가정양립 지원 확대 등을 꼽았다. 이름을 바꾸고 조직을 확대한 성평등가족부가 과거의 논란을 뒤로하고 새로운 역할을 증명해낼 수 있을까. 국민의 시선은 이제 막 출범한 부처의 성과에 모이고 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