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최근 들어 국내 투자사는 물론 개인 투자자들도 현지로 넘어가 영화·콘텐츠 제작에 직접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동남아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영화·콘텐츠 영역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영화나 드라마, 예능을 공동 제작해 지분 투자를 노리는가 하면, 아예 현지에 영화 제작사를 차리는 경우도 생겼다. 침체기를 겪고 있는 국내 영화·콘텐츠 시장과 달리 현지는 매년 10% 이상씩 성장하고 있어 이를 기회 삼아 베팅하려는 자본시장 관계자들의 움직임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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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투자자들은 그중에서도 영화·콘텐츠 산업의 성장세에 주목하고 있다. 현지에서 활동하는 관계자들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영화계는 7억원의 이상의 제작비를 쓴 영화 5편 중 한편 이상 꼴로 100만 관객이 드는 시장이다. 그만큼 영화시장 성장세 가파르고 흥행 보장돼 있어 엑시트(투자금 회수)에도 용이한 셈이다.
동남아에서 K콘텐츠 열풍이 불고 있다는 점도 국내 투자자들의 진출 요소 중 하나다. 이를 바탕으로 인도네시아에서 개봉한 파묘와 검은 수녀들은 각각 관객 수 260만, 100만을 돌파했다.
한국 영화가 흥행하자 아예 현지 제작사와 공동으로 콘텐츠를 제작해 지분을 나눠갖는 형태도 생겼다. 예컨대 영화 기생충 제작사로 유명한 바른손이앤에이가 대표적이다. 회사는 최근 현지 흥행작을 뮤지컬로 리부트한 작품에 공동 투자자로 참여했다.
업계는 다음 단계는 한국인 중심의 현지 영화 직접 제작에 있다고 설명한다. 국내 투자 업계, 영화·콘텐츠 시장 관계자들이 현지에서 영화 제작사를 설립하고, 현지 스탭이나 배우를 기용해 직접 영화 제작에 뛰어드는 방식이다. 인도네시아 배급사뿐 아니라 펀딩을 열고 국내 투자자들로부터 투자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현지에서 영화를 기획 제작하고 개봉을 준비 중인 영화사 INK C&C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는 인공지능(AI)보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훨씬 더 주목받는 시장”이라며 “특히 영화 산업은 그동안 공포 위주로 흥행했는데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가족, 로맨스 등 다양한 장르로 영역 확장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성장 가능성이 큰 신흥 시장으로 불리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