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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증시 한달만에 개장…미 “제재 피해 숨기려는 위장"

이현정 기자I 2022.03.24 17:36:32

러, 폭락 막고자 지난달 25일 이후 주식시장 폐쇄
33종목 대상 재개…외국인거래·공매도는 제한
미 “포템킨마을 연상…서방 경제제재 피해 숨기려 해”

[이데일리 이현정 인턴기자] 러시아가 주식시장을 일부 재개장한 것에 대해 미국이 ‘위장’에 불과한 행태라고 꼬집었다.

달립 싱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 겸 국가경제위원회(NEC) 부위원장 (사진=AFP)


24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이날 러시아가 상장된 기업 중 15%에 해당하는 33개 종목에 대해서만 거래를 재개한 것에 대해 비판했다.

러시아 당국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경제 제재가 강화되자 주가 폭락을 막고자 지난달 25일 거래를 마지막으로 주식시장을 닫았다. 역사상 최장 기간 폐쇄됐던 러시아 증시는 이날 오전 9시 50분부터 오후 2시까지 제한적으로 개장한다. 국영은행 스베르방크와 VTB은행, 국영 가스회사 가즈프롬 등 33개의 종목만 거래 대상으로 포함됐다.

달립 싱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은 러시아가 이처럼 ‘포템킨 마을(Potemkin Village)’을 연상케 하는 시도를 통해 서방의 경제 제재로 인한 피해를 숨기려 한다고 지적했다. 포템킨 마을은 18세기 예카테리나 2세가 시찰에 나서자 여제의 연인이었던 포템킨 공작이 전쟁으로 피폐해진 현장을 번영한 것처럼 보이도록 가짜 마을을 만든 일화에서 유래한 표현으로, 초라한 진실을 감추기 위해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가공물을 의미한다.

싱 부보좌관은 성명을 통해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위장이다”라며 “러시아는 한 달 가까이 시장을 폐쇄했다가 24일 상장 주식의 15%만 거래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또 외국 투자자의 거래와 공매도는 금지했다. 이 와중에 러시아 정부는 자원을 투입해 거래하는 기업의 주식을 인위적으로 지탱하려 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러시아의 이같은 부분적인 증시 재개는 진정한 의미의 시장과는 거리가 멀고 지속가능하지도 않다며 세계 금융시스템에서 러시아가 고립돼 있음을 부각할 뿐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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