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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종목은 올해 들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와 전기차 사업 확대에도 미국 관세 부과 등 대외 변수가 두드러지면서 주가 내림세가 이어졌다. 그러나 이날 미국의 관세 부과 유예 발표 이후 자동차 업계가 대응할 시간을 벌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몰리면서 주가는 오름세로 전환됐다.
앞서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4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우리는 ‘빅3’ 자동차 업체와 대화했다”며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을 통해 (미국으로) 들어오는 자동차에 대해 1개월간 관세를 면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멕시코·캐나다산 자동차는 한 달간 25% 관세를 면제받게 된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1월 5일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코스피 대비 상대 주가 수익률을 비교하면 현대차는 9%, 기아는 0.4% 하락했다”며 “이번 미국의 관세 유예 조치는 관세 우려가 지배해왔던 자동차 업종의 기업가치 평가에 단비가 내린 꼴로, 배당 등을 고려하면 단기적으로 기아의 상대 주가 수익률이 강세를 나타낼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현대차·기아가 긍정적인 판매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점도 반등의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2월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2.1% 증가한 32만여대를 판매했다고 발표했다. 기아 역시 2월 글로벌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4.5% 증가한 25만여대를 기록하는 등 양사는 5개월 연속 판매량을 늘려나갔다.
이에 일각에선 자동차 종목에 대한 투자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판매 실적보다 관세·환율 등 변수가 주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면서도 “전동화 확장,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추진 등 중장기적인 성과가 예상돼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높은 시기에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증권가에선 관세 이슈가 여전히 자동차 종목의 주가 변동성을 키우는 요소로 작용하리라고 전망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번 관세 유예 조치가 단기적으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최종적인 관세 부과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 불확실성이 지속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신윤철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미 관세 협상 방향성과 시점은 여전히 예측 범위 밖이어서 구체적인 협상 진전이 확인된 이후 비중 확대를 개시해도 늦지 않다”며 “2009년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 랠리’와 같은 이익 증가 모멘텀이 발굴되지 않고 있어 현대차·기아 주가는 앞선 두 번의 공매도 재개와 같이 우하향 추세에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