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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보험연구원과 한국연금학회가 같이 연 ‘공사연금 현안과 노후소득 제고 방향’ 학술 토론회에서 주제 발표자로 나온 강성호 연구원 사회안전망연구실장은 △가입률 △유지율 △수익률 △연금 전환률 등이 낮은 점을 현행 퇴직연금 운용 문제점으로 꼽았다.
강 실장 발표에 따르면, 2016년 퇴직연금 도입률은 26.9%, 가입률은 50%에 그쳤다. 저소득층이 몰린 소규모 사업장 도입률이 낮았다. 종업원 10인 미만 농림어업 12.8%, 부동산임대업 11.3%, 숙박음식업 6.2% 수준이었다.
퇴직연금은 전액을 중간에 찾아갈 수 있어서 10년 유지율이 52%에 그쳤다. 사망이나 긴급자금수요 발생 사유가 있어야 하는 외국과 비교해 낮은 수준이었다.
저조한 수익률도 이탈을 막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퇴직연금 연간 수익률은 2.6%다. OECD 평균 9.9%에 비해 7.3%포인트 낮다.
이런 터에 퇴직연금을 중도인출하는 비중이 높다. 지난해 만 55세 이상 퇴직급여 대상자 가운데 일시금을 선택한 비율은 98.1%다.
강 실장은 “외국처럼 강하게 중도 인출을 막을 필요가 있다”며 “이직하면서 해지하지 않도록 제도를 다듬을 여지도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일시금으로 찾아가면 세제 지원을 줄이고 연금으로 받으면 세금 혜택을 주는 지원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 나온 정창률 단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퇴직연금을 노후보장 소득으로 생각하지 않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영국은 연금 수수료와 전쟁을 하며 중도 인출을 막은 적 있다”고 했다. 이어 “퇴직연금으로 유인할 게 아니라 어떻게 유지를 강제할지 고민할 때”라고 말했다.
윤진호 금융감독원 팀장은 “퇴직할 때 IRP 계좌를 해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내달라고 고용부에 제안했다”며 “무좀에 걸려도 요양비로 중도인출이 가능한데 다른 배보상이 있으면 막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수익률은 기준이 되는 목표치를 정하고 퇴직연금을 운용할 필요가 있다”며 “전문 퇴직연금 펀드도 부족한데 늘릴 여지가 있다”고 했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위원은 “퇴직연금은 수익률이 너무 낮아서 제도를 흔들 정도로 비효율적이고 비정상적인 운용이 계속되는 거 같다”며 “시장이 정체돼 있고 경쟁이 작동하지 않는 퇴직연금 운용시장을 흔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문일 한국연금학회장은 “퇴직연금은 노후소득 보장 제도라는 사회적 합의가 전제돼야 하는데 많은 사람이 퇴직연금은 실업이나 조기 퇴직 때 다용도로 활용하는 용도로 친다”며 “국가도 자신이 없으니 중도인출 기능을 열어뒀던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