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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꺼풀 강제로 벌려!"…日경찰, 용의자 스마트폰 푸는 법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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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26.08.12 11: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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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검사영장" 근거로 얼굴인식 강제
"얼굴 20~50㎝ 대고 1초간 정지" 명시
수사관 "머리채 잡아 얼굴 들게 했다" 증언
전문가 "허용 범위 넘을 위험"…美선 위헌 판례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일본 경찰이 용의자의 스마트폰 잠금을 풀기 위해 법원 영장을 받아 얼굴을 강제로 갖다 대는 수사 기법을 쓰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눈을 감고 버티는 용의자에게 폭행이 가해진 사례도 확인됐다.

(사진=AFP)
(사진=AFP)
12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부 경찰이 ‘신체검사영장’을 근거로 사건 용의자에게 얼굴인식이나 지문인식 같은 생체인증을 강제로 시키는 새로운 수사 기법을 쓰기 시작했다. 법원이 발부하는 이 영장은 원래 마약 사건에서 주사 자국을 확인하거나 상처를 살펴보는 데 쓰여 왔다.

스마트폰 데이터를 원격으로 지울 수 있는 기술이 발달하면서 나온 대응으로 보인다. 실태는 오사카지방법원 형사재판 증언에서 드러났다. 오사카부경 수사관들이 불법 스카우트 조직 ‘내추럴’ 관계자의 집을 수색하다 대상자를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건이다. 적용된 죄명은 직무상 폭행·가혹행위다. 지난해 12월 피고인 신문에서 전직 순사부장(33)은 “얼굴인식으로 잠금을 풀기 위한 신체검사영장을 받아뒀다”고 증언했다.

영장에는 ‘검사 조건’으로 잠금 해제를 지시하되 응하지 않으면 얼굴을 스마트폰에서 20~50㎝ 거리까지 가까이 대고 약 1초간 움직이지 못하게 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고 한다. 이 조직이 자체 개발한 앱은 서로 주고받은 정보를 원격으로 지울 수 있게 돼 있었다. 그래서 현장에서 바로 잠금을 풀어 압수한 뒤 분석해야 했다는 것이 수사관들의 설명이다.

문제는 영장이 오히려 지나친 수사를 불렀다는 점이다. 기소된 전직 수사관 중 한 명은 법정에서 “눈꺼풀을 억지로 열어도 된다, 눈알을 벌려서라도 하라고 상사가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다른 수사관은 “머리채를 잡아 얼굴을 들게 했다”며 “영장의 효력 범위 안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경찰 내부에서도 신중론이 나온다. 간사이 지역 한 현경 소속 경찰관은 “영장으로 얼굴인식이 허용돼도 상대가 눈을 감아버리면 잠금을 풀 수 없다”고 했다. 경시청의 다른 경찰관은 “영장이 있어도 억지로 눈을 뜨게 하는 방식은 있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오사카부경은 이런 목적으로 영장을 쓰는지 묻는 아사히신문 질의에 수사 기법에 관한 사안이라며 답변을 피했다. 다만 공범과 연락할 때 보안성 높은 메신저 앱이 쓰여 스마트폰 분석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경찰청은 전국적 확산 정도는 파악하지 못한다면서도 실제 사례가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경시청의 한 간부는 법원이 이런 영장을 내주는 경우가 조직적이고 증거인멸 우려가 큰 사건에 한정된다며 “영장을 받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분석 부서에 의뢰가 몰려 마비 상태여서, 영장이 있으면 현장에서 바로 잠금 해제를 요구할 수 있어 효율적이라고 했다.

수사 영장 문제에 밝은 미도리 다이스케 히토쓰바시대 교수(형사소송법)는 “영장 자체가 곧바로 문제라고 할 수는 없지만, 사회 통념상 허용되는 물리력 행사의 범위를 넘어설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는 생체인증을 강제해 스마트폰 정보를 얻는 행위가 위헌이라고 판단한 연방지방법원 판례가 있다. 미도리 교수는 생체인증을 푸는 방법이 악질적이지는 않은지, 사회 통념상 허용되는 범위인지를 사안마다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에서는 지난 5월 시행된 개정 형사소송법에 ‘전자적 기록 제공 명령’ 제도가 새로 생겨 수사기관이 용의자에게 벌칙을 붙여 스마트폰 데이터를 내놓으라고 명령할 수 있게 됐다. 미도리 교수는 “지나친 물리력 행사라는 위험을 감수하기보다 필요한 내용을 용의자가 스스로 내놓게 하는 수사 방법을 최대한 동원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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