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자산 회수' 법정공방 앞두고…광장, '가상자산 오지급 승소' 이목

남궁민관 기자I 2026.02.13 12:37:27

시스템 오류로 잘못 지급된 수백억 원대 가상자산
글로벌 2위 거래소 대리한 광장 승소 이끌어
반환 의무·거래소 회수 조치 정당성 등 첫 전면 인정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최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로 ‘미반환 가상자산’에 대한 법적 공방이 예고된 가운데, 올 들어 거래량 기준 세계 2위에 해당하는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의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을 대리한 법무법인 광장이 승소 판결을 이끌어 내면서 관련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법무법인 광장 로고.(사진=광장)
법무법인 광장은 해외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를 대리해 서울북부지법에 제기한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에서 승소했다고 13일 밝혔다. 프로그램 오류로 잘못 지급된 가상자산 약 1530만 테더(USDT, 당시 한화 약 202억원 상당) 중 미회수된 자산을 반환해달라는 청구 소송이다.

이번 사건은 2023년 8월 거래소의 제휴 프로그램(Affiliate Program) 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시스템 전산 오류로 인해 발생했다. 제휴 파트너였던 피고는 프로그램 오류로 인해 정상 범위를 크게 벗어난 약 1530만 테더를 제휴수수료 명목으로 지급받았다. 피고는 이를 인지한 즉시 잘못 지급받은 가상자산을 다른 가상자산(XRP 등)으로 교환해 인출하였다. 원고 거래소는 즉시 피고 계정에 대한 이용 제한 조치를 취하고 일부 자산을 회수했으나 173만 9236 테더 상당은 회수하지 못했다.

피고가 반환 요청을 거절함에 따라 원고는 부당이득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피고는 거래소의 계정 제한 및 자산 회수 조치가 위법하다며 손해배상 등을 구하는 반소를 제기했다.

광장은 가상자산의 특성과 가상자산 거래소 시스템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바탕으로 제휴 파트너가 평소 수령하던 제휴 수수료의 규모, 지급 패턴, 지급 내역에 관한 전산 기록, 피고의 인출 및 교환 경위 등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피고가 수취한 가상자산이 민법상 ‘법률상 원인 없는 급여’에 해당한다는 점을 명확히 입증했다.

재판부는 광장 등 원고 대리인의 주장을 받아들여 피고가 원고에게 미회수된 173만 9236 테더를 인도하거나, 또는 강제집행이 불가능할 경우 변론종결일 기준 가액인 약 25억 4972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전산 오류로 지급된 가상자산은 법률상 원인 없는 급여에 해당하고 피고들이 인출한 가상자산 상당액에 대해서는 부당이득 반환 의무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피고는 거래소가 취한 계정 제한 및 자산 회수 조치가 약관규제법에 위반돼 무효라고 주장했으나, 원고 대리인은 거래소 약관의 내용, 오지급 자산의 성격, 거래 질서 유지의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여 원고 거래소의 조치가 약관법에 위배되지 않으며 정당하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김상곤 법무법인 광장 대표변호사는 “가상자산 착오송금은 형사 처벌이 어렵다는 대법원 판례를 악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이번 판결은 가상자산 역시 민법상 부당이득 반환의 대상임을 명확히 하고 거래소의 오류로 잘못 지급된 가상자산을 회수할 수 있는 강력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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