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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1일 최 부장검사 사무실에 반가운 손님들이 찾아왔다. 지난해 여성아동범죄조사부 김 검사가 수사한 ‘초등학생 형제를 상습 학대한 40대 계모’ 사건의 피해자인 A(14세) 군과 B(12세) 군 형제였다.
A군 형제의 계모는 2021년부터 2022년 12월까지 쇠자 등으로 형제를 때리거나 밥을 먹지 못하게 하는 등 상습 학대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계모는 급기야 2022년 성탄절 전날인 12월 24일 형제들을 길거리로 내쫓기까지 했다. 형제들은 이후 할머니와 지내게 됐는데 겨울철에 입을 마땅한 옷이 없었다.
A군 형제의 딱한 사정을 알게 된 최 부장검사와 김 검사, 박 수사관은 지난해 연말 직접 옷 가게에 가서 패딩을 구매해 자필 카드와 함께 A군 형제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보내줬다. 비용은 최 부장검사가 사비를 털어 마련했다.
할머니는 “시장 옷도 괜찮다”고 만류했지만, 중학교 2학년 아들이 있는 최 부장검사와 김 검사는 요즘 아이들이 패션에 민감한 점을 고려해 유명 브랜드에서 요즘 유행하는 스타일의 숏패딩을 사주는 센스까지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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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검사는 패딩을 선물하며 검찰청 초대를 약속했는데 지난달 11일 견학이 실제로 이뤄진 것이다. 형제들은 검사 업무에 대해 호기심 가득한 질문을 잔뜩 쏟아냈다고 한다.
김 검사는 형제를 단발성으로 돕는 데 그친 것이 아니라 서로 연락처를 주고받으며 “무슨 일이 있으면 언제든 전화해도 된다”고 다독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