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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찾아 주질 않으니"…경찰 대신 탐정 찾는 실종자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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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재 기자I 2026.08.26 16: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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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성인 실종자 수사 미진…사설탐정 의뢰 증가
"경찰이 '잘 지낸다'는 말만 전하니 답답해서 찾아와"
전문가 "성인실종법 제정 필요"

[이데일리 김현재 기자 정유진 수습기자] 경기 과천시에 거주하는 김모(58) 씨는 지난 2월 서울 서초구의 한 사설탐정 사무소를 방문해 ‘딸을 찾아 달라’고 의뢰했다. 딸 박모(29) 씨가 별다른 이유 없이 종적을 감췄기 때문이다.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지만 ‘딸과 연락이 닿았고, 신변에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만 들을 수 있었다. 딸의 소식을 듣지 못해 애만 태우던 김 씨는 사설탐정 사무소를 방문했고, 2주 뒤 딸의 사진과 함께 거주지 정보를 받아볼 수 있었다. 사설탐정이 조사를 진행해보니 박 씨는 부모가 남자친구와의 결혼을 반대하자 홧김에 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이 24일 제주시 한림읍 수원리의 한 야자수농장에서 수개월 전 실종됐던 장미란씨 시신을 발견해 현장 감식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경찰이 24일 제주시 한림읍 수원리의 한 야자수농장에서 수개월 전 실종됐던 장미란씨 시신을 발견해 현장 감식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年 7만건 넘는 성인 실종 신고…99%는 자연 해결

한 해 7만건을 웃도는 성인 실종 신고가 접수되는 상황에서 실종자 가족들이 사설탐정 사무소를 방문해 실종자 탐문 의뢰를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성인 실종의 경우 ‘가출인’으로 분류돼 경찰의 수사가 빠르게 진행되지 않아 가족들이 답답한 마음에 탐정을 찾는 것이다. 실제 탐정업계는 실종자를 찾아달라는 의뢰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전했다.

26일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성인 가출인 신고는 7만 81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실종·가출 신고의 56.5%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해 귀가했거나 소재지가 파악돼 해제 처리된 성인 실종 사건은 7만 591건으로 접수 건수의 99.7% 수준이다.

성인 실종 사건은 아동이나 장애인·치매노인 등 실종보다 후순위로 밀려 경찰 수사가 탄력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여전히 가족을 찾지 못한 일부 장기 미제 실종자 가족들은 사설 탐정 업체를 찾는 실정이다.

서울에 거주하는 이모(60) 씨도 20년 전 실종된 이복형제를 찾기 위해 지난 6월 탐정사무소를 방문했다.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지만 소재지 파악이 어려워 장기 실종 사건으로 분류된 상태였다. 사설탐정은 사건 접수 3주만에 대전에 거주하는 이복형의 소재를 파악했고 형제는 20년 만에 상봉할 수 있었다.

1주에 500만원에도 실종 관련 의뢰 지속 ‘증가’

실종 사건 해결 의뢰 비용은 업계 평균 일주일에 약 500만원 선으로 알려졌다. 한 달 정도 이어질 경우 비용만 2000만원에 이른다. 그럼에도 사설탐정들은 최근 실종 관련 의뢰가 늘었다고 말한다. 미진한 경찰 수사에 지친 실종자 가족들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의뢰한다는 것이다.

경찰 출신 탐정인 박민호 맥가이버탐정사무소 대표는 “성인 실종 의뢰가 한 달에 3~4건꼴로 꾸준히 들어온다”며 “경찰이 ‘잘 지낸다’는 말만 전하고 정확한 위치는 알려주지 않으니 답답해서 찾아오는 의뢰인이 많다”고 말했다. 전상민 탐정도 “최근 3개월 새 가출 자녀·실종 의뢰가 평소보다 2~3배 늘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성인 실종자에 대한 제도 미비 등이 사설탐정에 의뢰하게 만드는 원인이라며 관련 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건수 백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현재 경찰은 ‘가출인 업무처리규칙’이라는 예규로 성인 실종 사건을 다룬다”며 “강제성 없는 서비스 개념이라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실종아동법처럼 위험도에 따라 강제수사에 들어갈 수 있는 성인실종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임병수 탑맨탐정사무소 대표도 “성인 실종만 1년에 7만명이 접수되는데 그중 700명은 끝내 찾지 못한다”며 “통계조차 집계하지 못하는 이유는 관련 통계를 작성할 근거규정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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