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구 DB금융투자 자산전략팀 파트장은 13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기축통화국인) 미국이 쌍둥이 적자를 줄여나갔던 클린턴 정부 시절 한국은 IMF외환위기를 맞았다”며 도널드 트럼프 정부 2기의 경제정책이 글로벌 경제에 미칠 여파는 ‘시계제로’라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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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파트장은 “당장 국내 주식시장은 해외 자금 매도 압력 축소로 상대적으로 미국에 비해 견조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면서 “다만 이는 일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관세 및 재정지출 축소로 인한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재차 안전자산 선호에 따른 달러 강세가 나타나고 한국주식시장 등 금융시장 불안은 내재돼 있단 시각이다.
미국 경제는 물가와 재정지출 사이에 딜레마 상태에 빠졌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그는 “미국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지출 비율은 24%로 역사적으로 총 세 차례의 경제위기 당시만큼 올랐다”며 “괜찮은 경제를 더 괜찮게 만들며 경기과열에 따른 물가상승이란 부작용을 낳은 상황에서 재정지출은 축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운신의 폭이다. 강 파트장은 “2월 미국 CPI가 전월 대비 0.2%포인트 낮아진 2.8%(전년비)를 기록했지만, 미시간대학교의 1년 예상 CPI는 4%대로 나타나고 있다”며 “원인은 아직 알 수 없지만 화폐유통속도가 20년만에 상승세로 돌아서 연준이 부양책을 제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재정지출 축소에 따른 경기 하방압력에 쓸 수 있는 카드가 없단 이야기다.
여기에 관세 부과도 미국 경제를 위축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2018년 트럼프 행정부 시절 보호무역주의 강화 이후 미국 재고 출하 지표와 시설 투자가 감소했다”며 “이는 글로벌 수요 위축으로 이어졌고, 미국 기업들의 고용과 투자에도 악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엔캐리 트레이드(저금리에 엔화를 빌려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전략) 청산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그는 “일본의 최근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대비 4.0% 상승, 인플레이션 초입으로 보인다”며 “엔화 약세가 불러온 물가 상승을 되돌리려면 엔화 강세를 지지하기 위해 일본은행(BOJ)이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